'나라다운 나라'..文 대통령 5·18 메시지는

유태영 2017. 5. 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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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사는 지난 10일 취임선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밝힌 대국민 메시지다.

5·18 정신을 헌법에 담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약속을 비롯해 1980년 광주, 2014년 팽목항, 2016∼2017년 촛불이 가진 시대적 의미를 연결지으며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나라다운 나라'의 비전을 함축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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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통합 위해 노력.. 국민 뜻 받드는 정부 되겠다"/ "시민항쟁 민주주의의 이정표" / DJ·참여정부 잇는 '적통' 부각 / 국민 못 지킨 세월호 참사 언급 / "국민 생명 하늘처럼 존중"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광주=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사는 지난 10일 취임선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밝힌 대국민 메시지다. 5·18 정신을 헌법에 담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약속을 비롯해 1980년 광주, 2014년 팽목항, 2016∼2017년 촛불이 가진 시대적 의미를 연결지으며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나라다운 나라’의 비전을 함축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다.

기념사의 핵심어는 ‘광주정신’과 ‘정의로운 통합’이다. 박근혜정권을 조기 퇴진시킨 ‘촛불혁명’이 5·18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런 토대 위에서 출범한 새 정부가 같은 5·18 정신의 토대에서 출범한 김대중·노무현정부의 정체성을 계승한 민주정부라는 점을 부각했다.

하나된 5·18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가한 시민 1만여명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5·18은 불의한 국가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었다”며 “하지만 이에 맞선 시민들의 항쟁이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내 5월 광주는 지난겨울 전국을 밝힌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부활했다”며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분노와 정의가, 나라의 주인은 국민임을 확인하는 함성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자는 치열한 열정과 하나된 마음이 그곳에 있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1980년 5월 18일 태어난 유족의 사연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광주=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당시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의 추모편지 낭독이 끝난 뒤 김씨를 껴안고 위로하고 있다.
광주=청와대사진기자단
5.18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김재평의묘에서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광주=청와대사진기자단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함께 언급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5·18의 엄마가 4·16의 엄마에게 보낸 팽목항 펼침막의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힘내소. 쓰러지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을 짓밟은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를 통렬히 꾸짖는 외침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그런 원통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사람의 존엄함을 하늘처럼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권리와 이를 보장해야 할 의무를 국가의 제1 존재가치로 규정한 것이다.
 
경호보다 생명이 우선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경호·의전 차량 행렬이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를 보내주려고 갓길에 차를 멈춰 세우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여야 정치권도 호평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구절구절 우리를 울리는 말씀이었다. 오늘로써 5·18이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뿌리가 됐다”고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의례적 기념사가 아니라 시대정신과 철학, 의지와 당부 말씀까지 생생하게 담긴 역사적 연설이었다”고 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는 “사랑·소통·관용의 정치라는 관점에서 대통령과 정치권이 같이 노력한다면 국민통합으로 가는 과정에서 (5·18 역사왜곡·진상규명 등에 관한) 논의가 매듭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태영·박영준 기자, 광주=이동수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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