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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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ICT융합비즈니스는 규제와의 전쟁

심규호 입력 2017.05.18. 17:03 수정 2017.05.18. 18:02 댓글 0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추진한 핀테크 기반의 외환 송금 서비스가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규제'라는 암초를 만났다.

핀테크 기반 서비스는 민생 편의 차원에서 기획된 것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융합해 기존 은행 대비 수수료를 최대 40% 낮출 수 있다.

간편 송금이 경쟁력인 핀테크 서비스에 매번 실명 확인 절차를 밟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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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추진한 핀테크 기반의 외환 송금 서비스가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규제'라는 암초를 만났다. 핀테크 기반 서비스는 민생 편의 차원에서 기획된 것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융합해 기존 은행 대비 수수료를 최대 40% 낮출 수 있다.

이 달에 시범 서비스에 들어가고, 기획재정부의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발표가 예정된 7월부터 추진한다는 일정도 공표된 상태다. 개정안은 외국환 은행을 끼지 않아도 일반 기업이 소액 송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다. 스타트업 3곳은 시범 사업자로 선정돼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금융 당국이 기업 단독 송금 사업의 경우 비대면 실명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간편 송금이 경쟁력인 핀테크 서비스에 매번 실명 확인 절차를 밟으라는 것이다. 업계는 “기존 방식보다 더 불편하게 서비스하라는 조치로,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정안 주무 부처인 기재부는 물론 서울시도 곧바로 반발했다. 핀테크산업협회는 업계의 입장을 금융개혁현장점검반에 전달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금융위는 갑자기 종전 입장을 철회했다. 빠른 시일 안에 재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 같은 해프닝이 본 서비스 한 달여를 앞둔 시점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리의 현실이다.

금융 부문의 규제 완화는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이미 시범 서비스 사업자 선정까지 하고 본 서비스 준비가 끝난 상태에서 손바닥 뒤집듯 '된다. 안 된다'를 이야기하는 것은 규제 당국의 횡포다. 처음 시도하는 것엔 신중해야 하지만 임박해서 무책임하게 규제하고 보자는 마인드는 구태다.

한국의 4차 산업혁명은 규제와의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지자체가 기획한 정책마저도 규제에 의해 오락가락하는 상황을 지켜본 기업들이 과연 정부를 믿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을지 우려된다. 고민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