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 찾은 안철수의 표정은, 박수는 쳤을까.

박유미 2017. 5. 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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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빈석 대신 시민들과 함께 행사장 뒷편에 자리
전인권 '상록수' 따라 부르고, 文 대통령 연설엔 박수 안 쳐
"문재인 정부 성공하길 바라, 다당제라도 민생과 안보 협조"

뜨거운 태양 아래 머무는 것과 승자를 향한 환호를 지켜보는 일. 대선에 출마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의원에겐 어떤 것이 더 힘들었을까.

18일 오전 광주 국립 5ㆍ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무대 앞측 내빈석.

행사 시작 전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과 권은희 의원 사이에 한 자리가 오랫동안 비어있었다. 이날 국민의당은 2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주최측에서 ‘국회의원’이라고 붙여놓은 이 자리는 안 전 의원을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그가 향한 곳은 행사장 뒷편, 무대가 보이지 않는 일반 시민들이 앉는 자리였다. 당에서는 대선 후보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그의 자리를 앞쪽에 마련했지만 대선 기간 의원직을 사퇴한 안 전 의원은 “이제 의원도 아니고,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버텼다고 한다.
5ㆍ18 기념식 행사장에서 내빈석 대신 시민들과 함께 자리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박유미 기자
안 전 의원이 행사장에 등장하자 그를 알아본 시민들은 박수로 환영했다. 지난해 5·18 기념식과 전야제에서는 호남당인 국민의당의 대주주로 열렬히 환영받았던 그다. 이날 안 전 의원이 한 건 찾아온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함께 찍어주거나 옆자리 여학생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주최 측에서 나눠준 종이 모자도 쓰지 않은 채 뜨거운 태양 아래 빨갛게 그을렸다.

문재인 대통령 등 주요 내빈이 들어오면서 사회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하자, 그도 일어서서 입구 쪽을 바라봤다. 문 대통령의 동선상 직접적인 만남은 없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됐을 때 객석에서는 간간히 박수가 나왔지만 안 전 의원은 끝내 박수를 치지 않았다.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감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안 전 의원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을 때는 가수 전인권씨가 무대 위로 등장했을 때였다. 대선기간 자신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가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로부터 ‘적폐가수’란 비난을 듣고, 표절 시비까지 연루됐던 전씨다. 안 전 의원은 전씨가 부르는 ‘상록수’를 처음부터 끝까지 나지막히 읖조렸다.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안 전 의원은 올해 공식적인 제창으로 부르게된 ‘임을 위한 행진곡’도 힘차게 따라불렀다. 오른손 주먹을 소박하게 쥐고 아래 위로 흔들면서다.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이 그에게 5ㆍ18기념식 참석 소감을 물었다. 대선이 끝난 후 안 전 의원이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비롯해서 기념식이 정상화 된 것은 참 기쁜 일”이라고 했다. 이어지는 질문에도 짧은 답변만 돌아왔다.

Q : 귀빈석이 아닌 시민석에 앉은 이유는. A : “시민들과 달라진 기념식을 함께하고 싶었다.”

Q :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지정곡으로 입법화하는데 대한 의견은. A : “국민의당에서 개정안을 발의했다.”

Q : 다당제 하에서 국민의당이 활로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A :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길 바란다. 그리고 민생과 안보에 대한 부분들은 다당제 하에서도 여러 정당들이 적극 협조하지 않겠나.”

Q : 오늘 이후 일정, 국민들과 만남의 형식은 구상해봤나. A : “많은 분들 뵙고 감사 말씀 드리고 있다. 동시에 제 부족한 점들을 돌아보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안 전 의원이 차를 타고 떠나는 순간까지 따라붙어 “다음에는 꼭 대통령 되시라”고 응원했다. 그는 창을 열어 인사를 건네며 다음을 기약했다.

광주=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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