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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오늘은 정말 기쁘고 감격스러운 날입니다. 목청껏 제창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 김종률(현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소에서 거행된 기념식에 참석한 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오늘은 정말 감격스러운 날”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날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오른편에 서서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김 사무처장은 “2~3일 전 기념식 참석 연락을 받았다. 그때 문 대통령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이렇게 대통령과 함께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를 들으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논란을 더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어 기뻤다”며 “가슴을 울리는 연설에 광주 시민들도 눈물을 흘렸다”며 현장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대통령 집권과 동시에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허용하고 작곡가와 함께 손잡고 노래를 부른 것만으로도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대통령이 내세운 공약이 곧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제창을 계기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더욱 사랑 받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나의 소망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국민 모두가 부르는 노래가 되는 것”이라며 “교과서에만 기록되거나 정치적인 구호로만 남지 말고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로 재탄생해 생활 깊숙이 파고드는 노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보수 진영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이념적 성격의 노래로 몰아가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2009년에는 식전 행사로 제창했고 이후에는 합창으로 형식을 바꾸거나 기념식에서 배제하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취임 후 두 번째 업무지시를 통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37회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으로 5·18민주화운동의 정신 그 자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정신을 되살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