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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엄숙' '경쾌' '파격' 속 치러진 5·18 기념식

김호 입력 2017.05.18. 14:02 수정 2017.05.18. 16:50 댓글 0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9년 만에 부활한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엄숙하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밝고 파격적인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의 5·18기념식 참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3년 참석한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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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민주의 문'부터 기념식장까지 걸어서 입장
시민들, '문재인' 연호하며 기념사에 박수 보내고 감동
행사 후 정부에 항의 모습 사라지고 정치인과 기념사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9년 만에 부활한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엄숙하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밝고 파격적인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기념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의 5·18기념식 참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3년 참석한 이후 4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문 대통령이 5·18 민주묘지에 입장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문 대통령은 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에서 중간 지점인 ‘추념문’을 거쳐 기념식장까지 걸어서 들어갔다. 문 대통령의 이동 경로를 따라 양쪽으로 길게 줄지어 선 시민들과 참배객들은 ‘문재인’을 연호하거나 손뼉을 치며 반겼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모습은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처음이다. 전임 대통령들은 경호상 문제를 고려해 기념식장 바로 옆인 묘지 내 유영봉안소까지 차를 타고 이동 후 내려 몇 걸음만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기념식은 역대 최대 규모였다. 5·18 유공자와 유족을 비롯해 3·15 의거기념사업회, 4·19혁명 단체, 제주4·3유족회 관계자, 시민 등 1만여 명이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도 직접 했다. 참배객들은 기념사 한 마디 한 마디에 경청하며 박수를 보냈다. 광주에 대한 애정이 담긴 메시지에 눈물을 글썽이는 이들도 있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도 부활됐다. 이 노래는 1997년부터 12년간 5·18 기념식장에서 ‘제창’됐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합창단이 부르는 ‘합창’으로 격하돼 지역 사회의 반발을 샀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시간이 되자 문 대통령과 정치인, 지방자치단체장 등 주요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옆 사람의 손을 잡고 힘껏 노래를 불렀다. 뒤쪽에 서 있던 참석자들도 팔을 흔들며 제창했다. 이 노래를 ‘부르는 참석자’와 ‘부르지 않은 참석자’가 분명하게 구분됐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5·18기념식을 전후로 한 기념식장 분위기도 과거에 비해 밝아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했던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등 정부 측 인사들에 대한 항의, 설움에 눈물을 보인 유족들의 울음소리 같은 과거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적막감이 흘렀던 과거 기념식과는 달리 유명 인사들과의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5·18 유족들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함께 사진을 찍기었다. 비교적 젊은 세대 참석자들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기도 했다.

한편 19일에는 5·18 기념행사 중 하나로 진상규명 문제를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전남대 5·18연구소는 이날 전남대에서 ‘오월후(後), 87년 체제와 30년;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5·18기념재단과 80년 해직언론인의회 관계자들이 5·18항쟁 진상규명과 쟁점, 새로운 시대의 도래와 민주주의 확장, 5·18과 공유 및 공동체의 미래, 촛불과 언론개혁 등 4개 주제로 토론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유가족인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