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트럼프 회담 대화록 제공하겠다" 발언에 美 격분

정인지 기자 2017. 5. 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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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 누출 보도를 부정하며 "미국 의회에 해당 대화록을 제출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푸틴 "내가 대화록 제공"美 "백악관 도청 당했나" 발끈=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질책해야 겠다"며 "외무장관이라는 사람이 나와 정보기관 수장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했다고 하는) 기밀을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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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 누출 보도를 부정하며 "미국 의회에 해당 대화록을 제출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비밀 회담에 대화록이 존재한다고 인정한 셈이 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푸틴 "내가 대화록 제공"…美 "백악관 도청 당했나" 발끈=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질책해야 겠다"며 "외무장관이라는 사람이 나와 정보기관 수장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했다고 하는) 기밀을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의 회담 당시 기밀 유출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이를 비꼰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푸틴 대통령의 농담에 라브로프 장관 등 그의 측근은 웃었지만, 미국 정치권 입장에서는 '불난 데 기름 부은 격'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은 정치적 정신분열증에 빠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기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을 들었을 때 나는 이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 술 더 떠 미국 의회에 당시 회담 대화록(transcript)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대화록'을 언급하면서 회담 당시 백악관이 도청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후 기자들에게 '녹음(recording)'이 아니라 당시 대화를 글로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알제리 외무장관과의 회담 전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의 회담이 도청을 당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 길이 없다"고 답했다.

미국 의회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어떤 대화록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나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것(대화록)을 이메일로 받는다고 해도 나는 첨부파일을 눌러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 정보위원회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여부를 조사했었던 민주당 간사인 애덤 시프 하원의원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재미있다"며 "그들이 뭔가를 보내고 싶다면 보낼 수 있겠지만 그 신뢰도는 0보다도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 정치 혼란에 러시아 '싱긋'…중동 간섭 피해=미국 정치가 혼란스러워지면서 러시아가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레리 솔로베이 정치 평론가는 "푸틴 대통령은 이 상황을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곤경은 서구 지도자가 허약해 보이는 기회이며 서구 민주주의의 약점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자국 내 정치 문제에 골몰하게 되면서 러시아의 외교 정책이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러시아 정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급속하게 화해하길 기대해왔다. 그러나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밀회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지난달에는 미국이 러시아의 동맹국인 시리아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거리가 벌어진 상태였다. 특히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러시아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리비아에까지 확장되지 않을지 주시하고 있었다.

러시아 정부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표도르 루캬노프 러시아 외교국방정책위원회(CFDP) 대표는 "많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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