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대통령 아들 두렵기도..아버지 응원한다"

서진욱 기자 2017. 5. 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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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의심살 행동 피할 것", 특혜채용 의혹 "진실 밝히겠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박다해 기자]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의심살 행동 피할 것", 특혜채용 의혹 "진실 밝히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16일 오후 서울 문래동 작업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조금이라도 의심 살 만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며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선 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사진=홍봉진 기자.


"'대통령 아들'이란 위치에 우려와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죠. 조금이라도 의심 살 만한 행동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줄무늬티에 면바지, 운동화. 문준용씨(35)는 지난 16일 서울 문래동 후미진 작업실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는 편한 차림으로 취재진을 만났다. 아버지의 대통령 당선 이후 1주일, 일상은 그대로다. 회사와 작업실을 오가며 게임 출시 준비와 작품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대통령 아들'이란 무거운 명칭이 아직은 익숙지 않다.

준용씨는 "(처신을) 잘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허위 의혹들이 사실처럼 퍼질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아직 특별한 원칙을 세운 건 아니지만 의심을 살 수 있는 일 근처에도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선 명백한 '가짜 뉴스'라면서 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어떤 대화를 나눴나.

▶ 서로 '고생했다' 정도 얘기했다. 둘 다 쑥스러워서 길게 대화를 나누지 않는 편이다.

- 아버지가 처음 정치에 뛰어들려고 할 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를 하면) 당신께서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적성에 안 맞는 일이니까. 그래서 반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변하고 의지도 강해지셨다. 요즘은 즐기시는 것 같기도 하다. (웃음) 지금은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 인권변호사 아버지를 둔 유년시절이 평범하진 않았을 것 같다. 정의, 공정, 원리·원칙 등을 중시하는 아버지의 삶이 어떤 영향을 미쳤나.
▶ 고등학생이 될 때까진 인권변호사가 뭔지도 몰랐다. 다만 어렴풋이 아버지 주변에 노동운동가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선생님들이 계셨던 건 기억난다. 물론 아버지의 삶이 제게 큰 영향을 미쳤다. 저도 그렇게 행동하려고 노력하지만 직업적으로 실천할 일이 많지는 않다. 사실 미술하는 사람은 유연성이 중요해 원리·원칙에 집착하면 오히려 방해되는 부분도 있다.

- 예술적인 감성은 어머니 김정숙 여사에게 물려받은 것 같다.
▶ 어머니께선 음악을 하셨고, 패션디자이너나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신 이모님도 계신다. 외가 쪽이 예술에 조예가 깊다. 감성적인 부분은 어머니께, 이성적인 부분은 아버지께 물려받은 것 같다. 특히 어머니는 새로운 걸 실험적으로 교육시키기 좋아하셨다. 피아노, 기타 등 악기뿐 아니라 중학생 때는 프로그래밍 과외도 받았다. 지나고 보니 선견지명이 있으셨다.

-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고3 때 미술 진로를 택했다.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 어렸을 때부터 '에반게리온' 같은 만화와 게임을 좋아했고 미술에 소질이 좀 있었다. 취미활동으로 하다가 뒤늦게 진로를 결정했다. 어머니와 친척들이 반대했지만 강하게 주장해서 관철시켰다. 아버지는 엄격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성격은 아니다. 제 진로에 대해 뭐라고 하시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까 내심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웃음)

- 아버지는 자서전에서 "책을 읽을 때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자녀들에게 책도 많이 권했나.

▶ 동생(문다혜씨)과 함께 서점에 데려가 책을 사주시는 게 일종의 여가활동이었다. 주로 명작소설을 많이 추천해주셨는데 너무 어려운 책도 있었다. 중학교 1학년인가, 어린 나이에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같은 소설을 읽어보라고 하신 게 기억난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사진=홍봉진 기자.

준용씨는 자신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네거티브' 전략에 휘말리는 것을 우려해 이번 대선 국면에서 단 한 차례도 언론 앞에 나서지 않았다.

- 아버지의 대통령 당선 이후 적극적으로 언론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 제가 나서는 게 아니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지 않을 뿐이다.

- 원서 접수기한 이후 제출, 직렬·직급 공란 등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고 아버지 일에 불필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련 내용에 대한 언급이 조심스럽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서류를 늦게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공개된 응시원서의 진본 여부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

- 과거 사례를 보면 대선 이후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취하할 가능성이 있나. 소송과정에서 법원 출석이 필요할 수 있다.

▶ (법원 출석을) 감수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고발한 거다. 전 절대 취하할 생각이 없다. 끝까지 해서 진실을 알리고 싶다. 만약 민주당에서 취하한다면 저라도 소송을 제기할 것이다. 아직 당에서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 건국대 동기들이 자발적으로 성명서를 냈다.
▶ 제가 성명서를 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놀랍고 감사했다. 성명서 명단을 보니 가깝지 않은 동기들도 있어서 의외였다.

-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은데.
▶ 저보다 아내와 친구들이 더 힘들어했다. 오죽 했으면 대학 동기들이 성명서를 냈을까. 오히려 제가 친구들을 위로하고 다녔을 정도다.

준용씨는 미디어아티스트 겸 게임개발자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인 명문 미국 뉴욕 파슨스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당시 내놓은 졸업작품으로 촉망받는 신진작가로 떠올랐다. 그는 AR(증강현실)와 같은 IT(정보기술)를 활용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을 창작하는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 파슨스스쿨을 다니면서 '호화 유학' 논란도 불거졌다.

▶ 학비는 장학금을 받았고 제가 번 돈과 부모님 지원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첫해에 맨해튼 남서쪽 저널스퀘어에 위치한 월세가 가장 싼 원베드룸에서 친구와 함께 살았다. 멋모르고 들어갔는데 바퀴벌레가 너무 많았고 건물이 낡아서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나중엔 1층 담벼락이 무너지고 이곳에 살면 안 된다는 경고문이 붙기도 했다. 결국 무리해서 친구와 함께 월세 1500달러짜리 집으로 옮겼다. 부모님 지원도 받았고, 1500달러가 비싼 건 인정한다. 다만 뉴욕 물가를 고려하면 그렇게 심한 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 게임 출시를 앞뒀는데 작품활동과 병행할 계획인가.

▶ 꿈에서 본 내용이나 제 상상을 옮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어떤 주제를 정하기보다 다양하게 시도하는 단계다. 새로운 기술로 다양한 시도를 하거나 기존 기술을 색다르게 활용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저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싶다. 존 마에다, 골란 레빈, 재커리 리버만 등을 존경한다. 2년 넘게 개발한 게임이 이달에 출시된다. 처음 기획한 대로 완성됐다. 당분간은 게임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서진욱 기자 sjw@,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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