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도 존엄한 인간, '지적장애인' 딱지 붙이지 말길"

김현아 기자 2017. 5. 17. 15: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발달장애인을 대할 때 '지적장애인'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말고, 존엄성을 가진 '한 명의 사람'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라벨(label)'은 김치통에나 붙여야 합니다."

지난해 발달장애인 최초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로버트 마틴(60·사진) 위원은 16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발달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엔 장애인委 첫 ‘발달장애인 위원’ 로버트 마틴 訪韓

“발달장애인을 대할 때 ‘지적장애인’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말고, 존엄성을 가진 ‘한 명의 사람’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라벨(label)’은 김치통에나 붙여야 합니다.”

지난해 발달장애인 최초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로버트 마틴(60·사진) 위원은 16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발달장애인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을 별도의 ‘시설’에서만 지내게 하는 등 사회적으로 분리해서는 안 된다”며 “비장애인과 똑같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틴 위원은 출산 과정에서 뇌 손상을 입은 후 유년 시절 대부분을 대형 발달장애인 시설에서 보내야 했다. 그는 “시설의 통제와 규율, 장애인을 어린아이처럼 취급하는 태도 등에 거부감을 느꼈다”며 “시설에서는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기 어렵고, ‘발달장애인’이라는 집단으로만 취급된다”고 털어놓았다.

마틴 위원은 1984년 발달장애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장애인 지원단체 ‘피플퍼스트 뉴질랜드’를 공동으로 창립해 장애인 권리 옹호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던 중 뉴질랜드 정부의 추천으로 지난해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위원으로 활동한다. 마틴 위원은 “사회적·정치적으로 소외당하는 발달장애인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입장을 ‘대변’할 사람을 내보내기보다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마틴 위원은 누군가 발달장애인을 대신해 결정해 주는 ‘대체 결정’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결정 과정을 설명해 주는 ‘조력자’가 오히려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틴 위원도 조력자인 재닛 도티(여·42)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기금조성 매니저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도티 매니저는 “조력자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발달장애인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틴 위원은 17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피플퍼스트서울센터·전국장애인부모연대·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강연회에서 ‘발달장애인 권리옹호운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문화닷컴 바로가기|소설 서유기|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