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主敵) 달라진 인텔 "엔비디아 기술 안써"..라이벌 AMD와 손잡다

황민규 기자 입력 2017. 5. 17. 13:19 수정 2017. 5. 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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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엔비디아와의 그래픽 기술 라이선스를 계약을 종결하고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라이벌인 AMD와 손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등 차세대 산업 영역에서 인텔과 엔비디아와의 경쟁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시리즈인 i7 프로세서 사진./ 인텔 제공

17일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조만간 AMD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엔비디아는 1분기 실적발표 이후 향후 GPU 라이선스와 관련한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텔과의 계약 종료에 따른 매출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1년 인텔과 엔비디아는 그래픽 칩 특허 문제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엔비디아는 인텔이 사용하는 그래픽 기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고, 인텔은 엔비디아 측과 15억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것으로 분쟁을 종결했다. 당시 맺은 라이선스 계약은 지난 3월 이미 끝났다. 인텔은 엔비디아와의 계약 연장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의 적은 AMD가 아니라 엔비디아·ARM”

전통적으로 인텔의 경쟁자는 엔비디아가 아니라 AMD였다. 인텔의 경우 CPU 성능과 점유율을 높이는 데에 주력해왔기 때문에 GPU를 설계하는 엔비디아와는 직접적으로 경쟁하지 않았다. AMD가 최근 부진하지만, 10여년전에는 CPU 시장 점유율을 20~30%대로 끌어올리며 인텔을 위협했다.

인텔이 오랜 라이벌이었던 AMD와 손잡은 것은 주적(主敵)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딥러닝(Deep Learning)이 각광받기 시작하며 서버 및 고성능컴퓨터(HPC) 시장에서 인텔의 CPU 대신 엔비디아의 GPU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인텔의 경쟁자인 ARM과 더욱 강력한 파트너십을 맺기 시작했다. 엔비디아가 자사의 GPU와 ARM의 코어 프로세서를 함께 넣어 팔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2011년부터 ARM 기반의 CPU를 만들어 인텔의 x86 기반 CPU를 시장에서 몰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었다.

인텔과 AMD의 텃밭이자 캐시카우였던 PC 시장이 급격한 하향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엔비디아와 ARM이 동맹을 맺고 침투한 HPC(고성능컴퓨팅), 서버, 자율주행 자동차용 칩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인텔 입장에서는 AMD가 CPU 제품 점유율로 보면 경쟁자이긴 하지만 결국 인텔의 x86 아키텍처를 함께 사용한다는 의미에서는 동반자적 의미도 크다"며 "반면 최대 경쟁자인 ARM을 지원하는 엔비디아가 심각한 위협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인텔과 AMD의 '콜라보'…CPU·GPU 통합칩 가속화될까

미국의 IT전문지인 PC월드에 따르면, 인텔은 약 1000명의 엔지니어 팀이 참가한 차세대 GPU 개발 프로젝트를 조만간 폐기하고 AMD GPU 기술을 인텔의 iGPU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매체는 “애플의 맥북 등에는 인텔의 내장 GPU를 사용하는데, 그동안 낮은 성능 때문에 저평가됐던 많은 IT 기기의 성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MD는 인텔이나 엔비디아와 달리 CPU와 GPU를 한데 통합한 APU(성능가속프로세서)를 주력 제품으로 키워왔다. CPU와 GPU, 두 프로세서 사이의 데이터 전달 과정를 하나의 칩 내에서 공유하고, 신호 교환 경로를 단축했다. 특히 AMD는 지난 2006년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GPU 업체 ATI를 인수한 이후 그래픽 기술력을 강화해 인텔보다 그래픽 처리 성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텔과 AMD의 협업이 인텔 칩의 그래픽 성능을 높일뿐 아니라 CPU와 GPU가 통합된 칩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조선비즈와 만난 아미르 코스로샤히 인텔 인공지능(AI)그룹 부사장은 “인텔의 중장기 프로세서 로드맵은 CPU, GPU, 메모리 등 다양한 요소의 통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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