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카페, 알고 보니 '불법 도박장'

이화진 2017. 5. 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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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도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른바 '보드게임 카페'가 불법 카드 도박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한번에 수백만 원까지 판돈이 올라가는데 최근엔 대학가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화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늦은 밤, 서울 신촌 한 보드게임 카페입니다.

10여 명이 둘러앉은 테이블에서 게임판이 벌어졌습니다.

입구에서는 현금을 게임 칩으로 바꿔줍니다.

<녹취> 보드 게임방 관계자(음성변조) : "5만 원 놓고 다른(좋은) 카드 있을 때 게임 하세요. 이게 만(원 짜리) 칩이고요."

이내 딜러가 능숙한 솜씨로 카드를 돌립니다.

그런데 이들이 하는 건 게임이 아니라 '텍사스 홀덤'이라는 카드 도박입니다.

<녹취> 보드 게임방 딜러(음성변조) : "((베팅 금액이) 얼마에요?) 60(만 원). 사이드 육천 원..."

서울 봉천동 또 다른 보드 게임방도 마찬가지입니다.

베팅 금액에 제한이 없다 보니 판돈이 수백만 원까지 올라갑니다.

<녹취> 보드 게임방 회원(음성변조) : "게임하다가 잃은 사람은 또 돈 바꿔서 하고 계속 할 거 아니에요? 그 돈이 쌓이고 쌓였으니까 계속 몇 백만 원씩 올라가는 거에요. 워싱(베팅 제한)이 없으니까요 중간에."

금요일마다 회원들만 참가하는 토너먼트까지 열립니다.

<녹취> 보드 게임방 관계자(음성변조) : "그니까 아는 분이 계셔야 해요. 저희가 신규는 잘 안 받고 있어서..."

게임장은 판돈의 5%를 수수료로 챙깁니다.

<녹취> 보드 게임방 딜러(음성변조) : "(수수료로)칩 두 개 (주세요)."

판돈이 커질수록 게임장의 수입도 높아지는 겁니다.

지난 2월 강남에서 게임방 간판으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조직 폭력배 83명이 검거되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회원 2만 명 규모 인터넷 카페가 지금도 버젓이 운영 중이고 SNS를 통해서 관련 정보도 활발히 유통되고 있습니다.

<녹취> 보드 게임방 회원(음성변조) : "112에 신고하면 어쩔 수 없이 나가긴 나가는데 나가서 얼렁뚱땅 걔네들 말 듣고 여기 도박장 아닌데요 하면 (경찰이) 그냥 가더라고요."

<인터뷰> 서울 관악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도박은 현장을 덮쳐서 판돈을 확보를 해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다 숨기고 나서 보드게임 했어요, 하면 할 말이 없잖아요."

주로 강남 직장인들을 상대로 시작된 보드 카페 도박장은 최근엔 서울 신촌과 홍대 등 대학가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이화진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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