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야 할 '가족' 아직 배 안에.. 화장실 오가는 10분도 아까워요"
"아, 드디어!"
세월호 선내 수색을 맡은 선박 인양 구난 업체 코리아샐비지의 류찬열(62·사진) 대표는 지난 13일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인 조은화(당시 단원고 2학년)양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된 순간 이렇게 외쳤다. 2014년 10월 29일 295번째 시신이 수습된 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신원이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된 날이었다. 그간 유해 수습이 더디자 "수색 방법을 바꿔야 한다" "속도를 높여라"라는 말이 나와 마음고생을 했던 그였다.
15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만난 류 대표는 "찾아야 할 가족이 아직 배 안에 남아 있다는 걸 한시도 잊은 적 없다"며 "우리에겐 결국 성실하게 수색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이제야 조금씩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했다.
코리아샐비지 직원 140여 명은 지난 3월 22일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되기 직전부터 수색 계획을 세웠다. 이후 지금까지 주말도 빼놓지 않고 매일 오전 6시 30분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해 오후 7시 30분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류 대표는 "'뼛조각만이라도 찾고 싶다'며 눈물 흘리는 미수습자 가족들을 보면 하루도 쉬엄쉬엄할 수 없다"고 했다.
세월호 선내 수색은 난관의 연속이다. 세월호는 선체 내부 유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옆으로 누운 채 목포신항에 거치됐다. 이 때문에 원래 바닥이었던 곳이 왼쪽 벽처럼 세워진 상태다. 이 때문에 바닥에 있어야 할 화장실 타일 등이 조각조각 떨어져 내리는 일이 다반사다. 보호막을 치고 작업을 하지만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류 대표는 "현장은 벽에 돌덩이가 매달린 갱도(坑道)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장애물을 하나하나 제거하면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어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쇳조각에 긁히기 쉬운 작업 공간 특성 탓에 현장 작업자들은 무더위가 찾아오는 요즘에도 긴 팔 작업복에 앞치마, 고무장갑, 헬멧까지 착용하고 작업한다. 아파트 8층 높이(24m)에 있는 우현 쪽에서 선체 밖에 있는 화장실을 오가는 데 드는 10여 분이 아까워 물도 잘 마시지 않는다. 류 대표는 "서서히 성과가 나오고 있어 다행"이라며 "미수습자들을 하루라도 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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