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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탈권위·개혁·통합..文 1주일, 朴과 전혀 달랐다

오수현 입력 2017.05.16. 18: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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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4당 지도부 만나고 각국 정상과 전화외교
全일정 공개·현장 방문..관저에 머문 朴과 대조
野 "보여주기식 행보"
문재인 대통령이 16일로 임기를 시작한 지 7일차를 맞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한 주간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초유의 정권 초기 상황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과 전화 외교, 내각·청와대 인사 단행, 미세먼지·비정규직 대책 발표 등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취임 일주일은 불통과 비공개 일정으로 점철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첫 일주일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10일 오전 현충원을 참배하고 야4당 지도부와 회동했다. 국회에서 취임선서식을 하고 청와대로 입성해 황교안 국무총리와 오찬을 했다. 이후 국무총리·국정원장 후보자를 발표하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오후 10시 30분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취임 첫날 일정을 보낸 셈이다.

반면 두 달여의 인수위 기간을 가진 박 전 대통령의 취임 첫날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아침 일찍 현충원을 참배하고 국회에서 국내외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취임식을 열었다. 이후 청와대에 입성해 취임식에 참석한 외빈들과 만찬을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다. 인수위 기간 내각·청와대 인사와 세계 각국 정상과 전화 통화를 마친 박 전 대통령으로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임기 2일차 문 대통령은 자신의 1호 공약이었던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아니라는 점을 국민에게 강조하기 위한 행보였다.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잇달아 전화 통화를 하는 정상 외교를 펼쳤다. 정상 간 통화는 30~40분이 걸리는데, 통화 전 의제 설정 등 실무 준비 작업을 감안하면 상당한 강행군을 펼친 것이다.

박 전 대통령도 임기 둘째날 18개국 외교사절과 5~10분 간격으로 환담하며 상당히 빡빡한 하루를 보냈다.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토머스 도닐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데이비드 존스턴 캐나다 총독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접견 중간 점심시간 때 짬을 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 초청 리셉션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후 저녁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3일차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대책을 제시하며 일자리 행보를 이어갔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맬컴 턴불 호주 총리로부터 취임 축화 전화를 받으면서 전화 외교도 펼쳤다. 5·18 행사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하고,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한 국정교과서 정책을 폐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업무 지시를 내리며 적폐 청산 작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임기 3일차 들어 공개 일정이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지만 이후 언론에 공개된 일정은 없었다. 임기 4일차인 다음날에도 공식 일정은 전무했다.

청와대에선 "온종일 관저에만 계신 것 같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당선인 시절에도 서울 삼성동 사저에서 하루 종일 나오지 않은 날이 있었는데, 이런 모습이 청와대에 와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언론에선 '박 대통령이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및 정부조직법 국회 통과 문제로 관저에서 고심에 빠졌다'는 식으로 다소 긍정적으로 상황을 풀어냈지만, 결과적으로 임기 내내 관저에 틀어박혀 지낸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임기 4일차부터 시작된 셈이다.

3·1절을 맞은 5일차에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것 외에는 일정이 전무했고, 6·7일차 역시 공개 일정이 전혀 없었다. 마찬가지로 박 전 대통령이 관저에서 고심 중이라는 참모들의 듣기 좋은 해석만 언론에 전달되는 상황이 계속됐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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