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에서 물류로 생태계 확장하는 '블록체인'

SK C&C 해운사용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 개발

주로 금융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블록체인’이 물류로 범위를 넓혔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에서 시작된 블록체인은 정보가 특정 서버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곳에 분산ㆍ저장되는 기술이다.

SK C&C는 국내외 선사들을 위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선사ㆍ육상 운송사업자ㆍ화주 등 물류 관계자 모두가 정보를 개인간(P2P) 네트워크로 전달받아 공유ㆍ관리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SK C&C는 선하증권(B/L)과 신용장(L/C) 등 각종 거래원장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유통하는 시스템을 고안했고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연계해 원천 정보의 신뢰성을 높였다. 한국-중국 상하이 노선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테스트도 마쳤다.

국내 육상에서는 SK텔레콤의 IoT 전용 로라(LoRa)망으로 컨테이너 화물 위치 추적 및 관리 체제를 구현했다. 해상운송 중 수집된 정보는 항구 도착 시 일괄 공유된다.

SK C&C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통해 물류 관계자들은 화물 위치는 물론 컨테이너 내 온도ㆍ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운송 수단이 육상에서 해상, 해상에서 육상으로 바뀌어도 데이터를 새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

현재는 선사나 육상 운송사업자들이 자체 시스템을 운영해 운송 수단이 바뀌면 물류 정보 및 화물 관리 상태를 모두 새로 확인해서 입력해야 한다. 화물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를 가리기도 쉽지 않다.

반면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는 화주들이 화물을 추적하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관리 부실로 인한 과실 파악과 대처가 용이하다. 운송사업자들은 업무 효율화에 따른 운송 시간 단축 및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 C&C 오세현 DT사업개발부문장은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는 IoT와 첨단 물류기술,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망라한 것”이라며 “선사들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블록체인 기반 e물류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