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일주일..웃음꽃 번진 광주시민들

박준배 기자,전원 기자,최문선 기자,남성진 기자,박윤식 기자 2017. 5. 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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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광주송정역 앞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앞서 양팔을 들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7.5.7/뉴스1 © News1 DB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전원 기자,최문선 기자,남성진 기자,박윤식 기자 = "차암~ 행복합니다. 요 며칠." "세상이 이렇게 한 번에 바뀔 수도 있구나 느끼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일주일째인 16일 광주시민들은 더없이 행복한 표정이다.

'5·9장미대선'에서 당선된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일주일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파격이라기보다는 비상식의 상식,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표현이 더 맞겠지만 이전 10년의 보수 정권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직후 초대 국무총리로 이낙연 전남도지사를 내정했다. 대선 후보 시절 '호남 총리'를 약속했고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호남 홀대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탕평책이었다.

취임 당일 업무지시 1호로 일자리 위원회 구성도 내놓았다. 일자리 문제는 새 정부 제1의 국정과제임을 강조하고 비정규직 문제 등 일자리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반응은 곧바로 나왔다. 인천공항공사는 연내 1만명 규모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깜짝 발표'로 화답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광주 송정역 앞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7.5.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취임 이틀째인 11일엔 지난 6년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하며 광주와 질긴 악연을 이어온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사흘째인 12일엔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와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하면서 이명박 정권 이후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3년 넘게 피눈물 흘려온 세월호 가족들도 보듬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나흘째인 13일 세월호 관련 기사에 "마음이 아프다"는 내용의 댓글을 직접 달았다. 스승의날인 15일엔 세월호 참사로 숨진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을 인정하라고 지시했다.

업무 외에 일상생활에서 탈권위적인 모습도 잇달아 내보였다.신임수석 오찬장에서 청와대 직원이 뒤에서 양복 재킷을 받아주려 하자 "제 옷은 제가 벗겠습니다"라며 스스로 옷을 벗어 자신의 의자에 걸었다.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기능직 공무원들과 처음 식사를 하면서 직접 식권을 넣고 식판에 손수 음식을 담아 먹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과 잇따른 과감한 행보에 광주시민들은 찬사를 보내며 행복해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광주송정역 앞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앞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17.5.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광주 광산구 신가동에서 만난 조혜경씨(44)는 "참 행복한 날들"이라며 "투표 한 번 잘했더니 이렇게 세상이 한꺼번에 바뀌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용수씨(58)는 "지난 정부가 5년 동안 못한 일을 문재인 정부는 일주일 만에 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세월호 교사 순직 처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는 것 같다"며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들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전승길씨(46)는 "문 대통령이 너무 인간적이어서 감동을 하고 있다"며 "하루 이틀 만에 준비한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당선되면 위화감이나 권위의식이 생기기 마련인데 격의 없이 스스럼없이 지내는 게 다른 사람들과 많이 달라 보인다"며 "재킷도 본인이 벗고 배식 직접 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여주기가 아니라 몸에 밴 60년의 습관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씨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 정책에 대해서도 "이전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비해 탕평 인사를 잘하는 것 같다"며 "공무원 출신이나 비서관 등을 보면 상당히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공기업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곽모씨(27)는 "박근혜 정부 때는 마음이 불안했는데 지금은 마음이 평온하다"며 "마치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기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인천공항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우리 같은 비정규직 직원들에게는 기분 좋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광주에서 통신업을 하는 유영웅(33)씨는 "민정수석은 검찰 출신을 뽑는 게 관행이었는데 비검찰 출신인 조국 교수를 뽑았고 국무총리에 이낙연 전남지사를 내정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뽑은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 기쁘다"며 "초반에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는데 임기 동안 쭉 같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간제 교사인 이재윤씨(28)는 "박근혜 정부에서 볼 수 없었던 소통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부에 믿음을 심어줬다"며 "각각의 사안에 대해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정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스승의날 세월호 참사 기간제 교사 김초원씨 유족과 대통령이 통화하고 순직처리를 한다고 들었다"며 "우리 같은 기간제 교사들에게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좋은 소식이고, 대통령이 국민과 가까이 지내려 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대통령이기 이전에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좋지만, 이제 겨우 일주일이 지났다"며 "이전 정부가 잘하지 못해 짧은 기간에 좋은 모습이 돋보일 뿐이다. 방심하지 말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국민과 가까운 대통령으로 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nofate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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