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라마스 꺾고 타이틀전 간다"

조형규 2017. 5. 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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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 UFC 페더급 타이틀을 향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30, ㈜로러스 엔터프라이즈/몬스터그룹)의 여정이 다시 시작됐다.

북미 종합격투기 매체 ‘BJ펜 닷컴’은 지난 13일(한국 시각) “오는 7월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UFC 214에서 정찬성과 리카르도 라마스(35, 미국)의 페더급 대결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정찬성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7월 30일 두호와 동반 출전한다. 꼭 이기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상대인 라마스는 UFC 페더급 랭킹 3위에 올라있는 강자다. 정찬성의 랭킹은 현재 5위. 두 선수 모두 체급 내 5위권 안에 속하는 톱 파이터로, 이 경기에서 승리할 시 페더급 타이틀전에 대한 가능성이 단번에 커진다. 정찬성이나 상대인 라마스 모두에게 대단히 중요한 일전이다.

■ 버뮤데즈전보다 부담 덜해···"라마스 꺾고 타이틀전 간다"

정찬성은 15일 몬스터짐과의 인터뷰에서 “오퍼는 한 달 전에 왔다. 현재 페더급 톱 콘텐더 중 남은 선수가 라마스 밖에 없어서 결국 싸우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다”며 라마스전 확정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사실 정찬성과 라마스는 지난 2013년에도 한 차례 만날 뻔 했다. 경기까지 모두 잡혀있었으나 당시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알도와 싸우기로 한 앤소니 페티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정찬성이 바로 타이틀 도전자 자리로 직행, 둘의 대결이 무산된 바 있다.

이같은 사실을 언급한 정찬성은 “라마스는 내가 알도와 싸우기 전에도 그 위치에 있었고, 4년이 지난 지금도 정확히 그 자리에 있는 선수다. 타이틀전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뒤이어 “그 때 못다한 승부를 이제야 결판을 내게 됐다. 타이틀이 목표라면 라마스는 꼭 꺾어야 한다”고 말했다.

확정된 경기 날짜도 제법 좋다. 당초 정찬성은 버뮤데즈전 이후 다음 경기 일정으로 오는 8~9월을 희망하던 상태. “시기적으로도 괜찮은 것 같다. 원래 8~9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7월 30일이면 8월로 봐도 무방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정찬성은 “(버뮤데즈전이 끝나자마자) 1~2달에 걸쳐 바로 재활에 들어갔는데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어깨 상태도 굉장히 좋아졌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정찬성과 라마스의 대결이 예정된 UFC 214는 같은 페더급 한국인 파이터인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26, 부산 팀매드/사랑모아통증의학과)의 출전도 확정됐다. 이같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정찬성은 라마스와의 대진이 확정되기 전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과 최두호의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이렇게 되면... 재밌을 것 같다”는 글을 남겼다. 그런데 당시 이 포스팅을 본 격투 팬들이 ‘정찬성이 최두호와의 대결을 원하는 것 아니냐’며 둘의 대결 가능성을 논하기 시작헀다.

이에 대해 정찬성은 “내가 당시 SNS에 올린 사진은 모두 승리 당시의 사진들이다. 그 사진처럼 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올렸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오해하셔서 당황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뒤이어 정찬성은 “두호와 같은 대회에 출전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대회에서 경기를 했는데 한 사람이 지거나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솔직히 부담이 됐다.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날로 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뒤이어 "경기가 열리는 애너하임이 LA 바로 옆에 위치한 곳이라 한인들이 많이 올 수 있는 곳이다. UFC 측에서도 ‘애너하임 대회가 큰 무대인만큼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마음을 굳혔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찬성은 “이제는 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는 소리가 아니다. 3년 6개월 만에 돌아왔던 데니스 버뮤데즈전만큼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겨야 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고 그 어느 때보다도 승리에 대한 갈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3년 타이틀에 도전했을 당시) 그 때와 지금은 마음가짐도 다르다. 이번에는 꼭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라마스를 꺾고 과거에 이루지 못한 타이틀에 대한 목표를 이루고 싶다”며 라마스전 승리를 다짐했다.

■ 특별히 부족한 것도, 특별히 최고인 점도 없는 라마스

정찬성의 상대인 리카르도 라마스는 1982년이고 쿠바인 아버지와 멕시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지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였으며 인근의 엘름허스트 대학에서 체육과학을 전공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대학시절 NCAA 레슬링 디비전 III에서 활동했고, 2005 시즌 전체 6위에 랭크되면서 그해 디비전 III 올 -아메리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졸업 후 잠시 모교 레슬링부 코치를 맡은 적이 있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MMA 무대로 눈길을 돌렸고, 2008년 1월에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2009년 3월 5연승을 거두고 있던 라마스는 WEC 데뷔전에서 바트 팔라셉스키를 판정으로 눌렀다. 

2009년 8월 라마스는 데니 카스티요와 경기를 가졌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라마스가 여유 있게 앞서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승자는 카스티요였다. 라마스에겐 성능 좋은 잽과 잽- 투-레프트 헤드킥 혹은 잽-라이트 헤드킥으로의 연결, 그리고 잽을 의식한 상대가 안면 방어에 치중할 경우 차주기 딱 좋은 라이트 레그킥이 있었다. 

카스티요의 입장에선 가진 모든걸 동원해 반격을 시도했고, 틈날 때 마다 테이크다운을 노리기도 했으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라마스의 방어에 걸려 헛심만 빼는 그림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던 2라운드 4분 5초 경, 카스티요가 멀리서 라이트를 던졌다. 그 공격의 사정거리를 고려해 라마스는 뒤로 젖히면서 상대의 유효타 사거리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레프트 훅으로 카운터를 노렸는데, 라마스의 예상보다 카스티요의 라이트가 훨씬 길게 뻗어나오며 안면에 클린히트 되고 말았다. 그 일격의 데미지에 의해 라마스는 역전 KO로 프로통산 첫 패전을 경험했다.

거리의 비밀은 카스티요의 뒷발이었다. 뒷발을 앞으로 보내면서 내는 공격은 통상적인 사거리보다 훨씬 더 길게 뻗어 나오기 때문에 라마스의 카운터 의도는 치명적 패착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공격의 시작 당시와 끝날 때의 스탠스가 바뀌는 뒷손 펀칭은 정찬성도 즐겨 사용하는 메뉴 중 하나다. 버뮤데즈와의 복귀전에서도 나왔던 테크닉으로 충분히 물러섰다고 생각하고 있던 버뮤데즈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첫 패전 이후 1년간 3연승을 거둔 라마스는 2010년 12월 유리 알칸타라와 대전했다. 이 경기에서도 사우스포 알칸타라가 앞발을 전방으로 크게 내딛으며 수평으로 돌린 오버스윙 레프트(뒷손) 훅에 제대로 걸린 라마스는 목 이하의 신체가 뇌의 통제에서 잠시 벗어나 눈을 깜빡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입었다. 

이 결과 역시 상대의 타격거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회피 및 방어에 실패 한 것으로 카스티요전에서의 패인과 통하는 면이 있다. 알칸타라전을 끝으로 라마스는 페더급으로 이동했다. 상대의 타격 레인지와 파괴력이란 측면이서 이 선택은 적절했다. 페더급으로 내려온 라마스는 4피니시를 포함하는 5연승을 달리며 알도에 도전할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연승 과정 중 컵 스완슨전을 보면 라마스의 고질적인 약점은 고쳐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1라운드 3분 44초 지점에 스완슨이 뛰어들며 레프트훅을 크게 돌리는데 경기 영상에는 이 순간 카메라 시점이 바뀌며 그것이 맞았는지 알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후 라마스의 움직임을 보면 걸리긴 걸렸다는 걸 확신 할 수 있다. 라운드 끝난 후 슬로모션에서 제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역시 라마스의 고질적인 약점은 상대의 기습적인 롱레인지 단발이다.

알도와의 타이들전에서 라마스는 매우 얌전하게 모든 라운드를 바치고 조용히 내려갔다. 그러나 상대가 알도인 이상 그 이상을 바라는 것도 무리이고, 알도전에서 나타난 라마스의 문제들은 논외로 치는 것이 속 편하다. 

채드 맨데즈와의 경기에서는 라이트 크로스 카운터를 정통으로 먹고 떨어진 후 처절하게 버티며 회복을 시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페더급으로 내려온 후 첫 번째 TKO 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 시기 멘데즈는 약물을 복용 중이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 경기의 15개월 후 멘데즈는 성장호르몬 계열의 약물의 사용을 USADA의 불시 방문검사에서 적발당해 2년간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따라서 이 경기를 놓고 멘데즈의 승리나 라마스의 패배를 논하기는 힘들다.

할로웨이전에서도 라마스는 속수무책으로 흘러내렸다. 그러나 할로웨이도 조금 예외적인 타입이니 마지막에 살짝 논하기로 한다. 현재까지 내용을 토대로 라마스의 특징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스피드, 파워, 체격조건, 타격/그라운드 스킬, 맷집, 체력, 정신력, 지능 면에서 어느 하나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어떤 분야에서도 최고는 아니다.

*잽이 상당히 좋다. 다소 공격적인 형태로 구사하는데 적중률과 위력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 잽을 기점으로 잽-투-레프트 헤드킥이나 잽-라이트 하이킥 등 기본 컴비네이션을 구사하고 상대가 잽을 의식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라이트 레그킥으로 공격한다.

*페인트 연계기가 깜짝 놀랄 만한 타이밍에 한 번씩 나온다. 채드 멘데즈전의 태클 페인트+어퍼컷, 할로웨이전에서 구사한 싱글렉을 보는척하여 라이트 헤드킥 같은 패턴은 경기 후반 집중력 떨어진 생태에서 잘못 걸리면 피곤하다. 

*찬스가 왔을 때 잡아채는 능력이 탁월하다. 버뮤데즈전, 올리베이라전을 보면 기회가 왔을 때 라마스의 스피드와 집중력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무섭다.

*BJJ 블랙벨트답게 서브미션을 잘 엮어낸다. 17승 중 5회의 서브미션승이 있는데, 그중 4개가 길로틴이다. 가장 최근 경기에서 찰스 올리베이라의 꿈을 라마스가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맷집이 강하고 회복력이 탁월하다. 페더급에서는 웬만해서 눕히기 힘든 선수임에는 틀림 없다. 

*물러날 때 큰 것을 얻어맞는 경향이 있다. 즉 물러나게 만들고, 물러날 때 강하게 때리는 전술적 대비가 필요하다.

여기서 말이 나온 김에 할로웨이의 스타일을 살짝 논해보자. 할로웨이는 기본적으로 볼륨 스트라이커로 볼 수 있다. 컴비네이션을 위주로 일발 장타보다는 단타 여러 개를 엮어 바디에도 공을 들이고, 장기적이고 소모가 심한 흐름으로 경기를 끌고 가서 종국에 상대가 지쳐 쓰러지거나 잔매가 쌓여 골병이 들거나 혹은 결국 숨 들이키는 타이밍에 복부 강타를 하나 받고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게 만드는 스타일을 의미한다. 

젊은 시절 유명우, 차베즈, 닉 디아즈처럼 이런 유형에 속하고 체급 평균보다 3~40% 많은 개수(볼륭)의 공격시도를 하는 선수(스트라이커)에게는 강한 턱과 우수한 심폐, 탁월한 공수전환(혹은 디아즈처럼 턱이 규격외품이던가) 딜레이와 체력소모 및 밸런스 붕괴가 최소로 억제된 타격 스킬의 세트, 상대를 코너로 몰아가는 스킬세트(cut off the ring 서로 서로 연결이 잘되는 다양한 컴비네이션) 등이 필요하다. 

입식의 경우 국내에 진시준이라는 관장 겸 선수를 유심히 보고 있다.이 선수는 라이벌 강민석과 대전할 때 라운드당 130개 이상의 킥과 펀치를 구사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12라운드의 복싱에 비해 킥복싱은 3라운드로 짧기 때문에 그런 수치가 가능한 것이겠지만, 쇼트펀치 위주로 완급을 조절하며 구사하는 100번의 펀치에 비해 진시준의 입식타격 133개는 충격적인 숫자였다. 

할로웨이의 볼륨 스트라이킹은 우리말로 바꾸자면 물량 타격 정도가 될텐데, 다른 선수들의 일반적 유형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압력의 강도가 전략적인 인-아웃 패턴을 보여준다는 부분이다. 위에 언급된 선수들은 백스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게 압박하고 계속 두들겨서 상대의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바닥을 드러내게 유도하는 반면, 할로웨이는 일단 상대가 움직일 방향을 차단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할로웨이는 일단 상대를 케이지 구석으로 모는데 집중한다. 

*상대가 몰리기 전에는 그렇게까지 퍼붓지는 않으면서 은근한 압박을 가한다.

*상대를 철망 근처로 몰아 넣으면, 본색을 드러낸다.

*접근하며 컴비네이션 위주로 퍼붓다가 상대의 반격이 나올 때 빠지고, 상대가 측면으로 돌아가려면 링커트 하면서 접근 공격을 가한다. 리듬이 좋고 직관력이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밀려나지 않는 선수에게는 약하다.

[사진] 몬스터짐/ⓒZuffa, LLC
이용수/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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