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경위 마지막 말 "형, BH와 싸워서 못 이겨"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7. 5. 1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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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회 문건 재조사 소식에 가족 눈물
- 故 최경위, 자살 아닌 '자살당한 것'
- "입 닫아라" 수사에 강압·회유 있었다
- 권력에 묻힌 진실, 제대로 밝혀주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낙기(최경락 경위 유족)

지난 2014년, '정윤회라는 비선이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 이렇게 쓰여진 청와대 문건이 나오면서 온 세상이 발칵 뒤집혔던 거 기억하실 겁니다. 그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그건 찌라시다'라고 했던 발언을 조금 전에 들으신 건데요. 그런데 희안하게도 당시 이 문건은 그 문건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이걸 누가 언론에 흘렸느냐. 이쪽으로 수사가 방향이 잡혔고 결국 유출자로 지목된 최경락 경위가 목숨을 끊었죠. 고인의 가족들은 계속해서 억울한 죽음이다. 이건 자살 당한 거다 주장을 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정윤회 문건 파동을 재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했죠. 이 재조사 방침을 들은 고 최 경위의 유족들은 어떤 심정일까요. 오늘 A/S뉴스에서 이 유족들을 다시 만나보겠습니다. 고 최경락 경위의 형님, 최낙기 씨 연결을 해 보죠. 최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최낙기>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에 이 사건을 재조사한다는 소식 딱 듣고는 어떠셨어요?

◆ 최낙기> 저희 가족들은 또 눈물바다예요. 누님이나 우리 형제, 어머님도 생존해 계시지만 다 뉴스만 나오면 그냥 울음바다였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 최낙기> 네.

◇ 김현정> 우선 이 사건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그러니까 당시 최 경위, 동생은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에서 근무하던 경찰이었던 거죠?

◆ 최낙기> 네.

◇ 김현정> 하는 일은 고위공직자의 비리정보 수집하는 게 임무였고요.

◆ 최낙기> 네.

◇ 김현정> 그런데 이 문건 이슈의 핵심은 사실 문건의 내용 그 자체이지 유출이 아니었는데도 청와대는 문제를 유출 사건으로 호도해 갔고 그 과정에서 최 경위는 끝까지 나는 이 문서를 유출한 적이 없다라고 가족들한테도 주장을 했던 거죠.

◆ 최낙기> 자기는 아니다. 나는 박스 본 적도 없다.

◇ 김현정> 본 적도 없다. 유출됐다는 그 박스 나는 본 적도 없다.

◆ 최낙기> 네, 또 최근에 박관천 경정도 나는 거기다 갖다 놨지만 캐비닛 서랍에 그대로 키를 자기가 가지고 있었고. 흔적도 없고 흩어진 흔적도 없고 그대로 있었다.

◇ 김현정> 그대로 있었다.

◆ 최낙기> 자기도 이해가 안 간다.

최경위 유서.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박관천 경정이 사건 당시 문건 보관하고 있던 그 캐비닛에 어떤 도난 흔적도 없었다고 진술한 그 부분 말씀하시는 거죠?

◆ 최낙기> 자기 물건은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작년 최순실 게이트 터지고 나서 한일 경위가 양심선언을 했잖아요, 또.

◇ 김현정> 같이 유출을 했다고 알려진 한일 경위가 뭐라고 양심선언을 했죠.

◆ 최낙기> 회유가 있었다고.

◇ 김현정> 유출했다라고, 자백하라고 내가 회유 당했다라는 이야기를 한 경위가, 한 모 경위가. 그거 말씀하시는 거죠?

◆ 최낙기> 그렇죠. 네네. 그것만 봐도 동생이 유출을 안 했음이 드러나잖아요. 한일 경위는 회유를 당했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최 경위는 끝까지 사인을 안 하려고 했습니다. 유출했다는 조서에 사인을 안 하려고 했는데 여기에서 강압적인 수사, 그러니까 강압적으로 사인을 요구한 게 아니냐라고 가족들은 생각하신다고요?

◆ 최낙기> 동생이 서울구치소에 가 있다가 조사를 받으러 가서 저녁도 안 주고, 밥도 안 주고 계속 조사를 했고. 또 소변도 못 보러 가게 해서 오줌소태가 나서 약을 먹고. 거기 서울구치소에서도 그때 당시 추울 땐데 밥을 못 먹어서 더 추울 거 아닙니까, 겨울에.

◇ 김현정> 그렇죠.

◆ 최낙기> 달달달 떨고 아랫니와 윗니가 떨 정도로 해서 거기 직원이 옷을 하나 사서 넣어주고 거기에 누가 들어온 사람이 티셔츠를 하나 벗어서 동생한테 줬대요.

◇ 김현정> 그 이야기는 어디서 들으셨어요?

◆ 최낙기> 전화가 왔었어요, 누가. 그쪽에 근무하는 직원이, 교도소.

◇ 김현정> 구치소 직원이 직접?

◆ 최낙기> 네.

◇ 김현정> 그래요. 소변을 보러 못 가게 했다는 건 이건 또 무슨 소리입니까?

◆ 최낙기> 조사를 받으면서 소변을 못 보러 가게 했다. 조사 받고 와서 우리 제수씨한테 그런 얘기를 그런 얘기를 했다 이거예요.

◇ 김현정> 조사받고 와서 이거는 최 경위가 직접 얘기한 거예요?

◆ 최낙기> 그렇죠. 잠 제대로 못 자고 엎치락 뒤치락하다 그러다 소변이 안 나온다고. 오줌을 참아가지고.

◇ 김현정> 너무 오래 참아서.

◆ 최낙기> 네. 그래서 있다가 새벽에 또 변호사 사무실로 갔다가 막 대성통곡하고 얘기하고 그러다가 나중에 또 다시 재소환장 구두로 떨어지니까 울고불고 소리 지르고 묵주를 잡고 소리를 지르고 그랬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혹시 최 경위의 동료라든지 이 사건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 증인들이 다른 얘기 증언한 것도 있습니까?

◆ 최낙기> 가서 얘기를 했을 거 아니에요. 검찰에 가서 박스도 보지도 못했다. 박관천 경정이 오는 것도 모르고, 자기들은 박스를 보지 못했다 그러니까 입 닫으라고 그런 얘기도 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당시에 동료 경찰들도 조사를 받고 왔는데 박스 보지 못했다 이러니까 입 닫으라고 했다?

◆ 최낙기> 너희도 죽일 수 있다라는 식으로 입 닫으라고. 그러니까 다 조심들 한 거죠, 그 당시에.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그런데 어쨌든 저는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최 경위는 이걸로 불충분하다고 해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이 됐는데. 그럼 구치소에서도 나왔는데 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는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이 부분을 가장 석연치 않게 생각하거든요.

◆ 최낙기> 기각됐는데 나와서 보니까 변호사를 같이 한일 경위가 아는 사람하고 믿고 해 놨는데 따로 분리를 시켰잖아요.

◇ 김현정> 둘이 같이 변호사 한 사람을 선임하기로 했었는데 어느 샌가 보니까 한 경위는 다른 변호사를 쓰고 있더라?

◆ 최낙기> 그렇죠. 기각되고 나와서 보니까 선임을 취소했다.

◇ 김현정> 선임을 취소했다? 그래요.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됐는지 영문을 몰랐을 텐데 이제 와서 한 모 경위가 언론 인터뷰 한 거나 여러 가지 퍼즐을 맞춰보면 결국은 한 모 경위는 그 당시에 회유를 당해서. 그쪽에서 변호사도 소개해 주고 이랬던 게 아닌가. 이제 퍼즐이 맞춰지는 거죠?

◆ 최낙기> 그런 생각이 저는 드는 거죠. 우리 유가족 입장이나 세상 사람들도 그런 생각이 들 거예요, 이거 내용을 알고 나면요.

◇ 김현정> 나랑 같이 유출로 지목받았던 사람이 결국 그쪽에 회유되는 것을 보면서 최 경위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을까요?

(사진=자료사진)
◆ 최낙기> 그렇다고 봐야죠. 자포자기로 가죠. 나를 완전히 더. 집에 왔을 때도 그랬는데 내가 주동자라고 하고. 나를 돌돌 말아서 나를 유출범으로 몰려고 하는데 이게 참 BH와의 싸움이 힘들다. 집에 와서 밥도 세 숟가락도 못 뜨더라고.

◇ 김현정> BH(청와대).

◆ 최낙기> 그냥 얼굴은 아주 시퍼래서. 그냥 수척해가지고 가는 뒷모습을 보니까 내가 정말 끝까지 싸우자 하니까. '형 BH하고 싸워서 내가 이길 수가 없어.'

◇ 김현정> 블루하우스. 청와대와 싸워서 내가 이길 수 없어.

◆ 최낙기> 얘들은 거대 권력인데 얘들이 말하면 나는 갈 수밖에 없는 거야 이러더라고. 그래서 내가 야, 집이라도 팔아서 대법원까지 가보자 그랬는데… (한숨) 그렇게 됐습니다, 이게. 저희 어머님이 임대 사시다가 오셨는데 그 임대아파트 보증금으로 변호사비 1300인가 1200인가 그 전에. 한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임대아파트 그 보증금 빼가지고 변호사 사신 거잖아요.

◆ 최낙기> 소시민이 돈이 있습니까? 돈도 아깝다고 그러더라고요, 동생은. 차라리 이 돈 가지고 우리 아이들이, 애들이나 먹게 살게 형 놔뒀으면 좋겠어, 이러더라고.

◇ 김현정> 그런 얘기를.

◆ 최낙기> 진짜 돈이 아까워. 그런데 체포되고 나서 가면서 제수씨한테 변호사한테 송금 좀 하라고. 얼마나 겁이 났겠어요, 자기도.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 최낙기> 얼마나 겁이 났겠냐고. 이제 내가 이렇게 가는구나. 인생이 끝나는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기각돼서 나왔는데 이제 다시 소환장 떨어지고. 변호사 한일 경위하고 또 떼어놓고 이러니까 보통 사람 누구나 다 그렇게 되면 나를 죽이려고 그러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겠죠. 정말 이럴 줄 알았으면 동생이 그런 말을 하더라고. 그럼 내가 돈이라도 챙겨놓지, 누가 돈 준다고 그러면. 나는 정말 그렇게도 안 살았다 이거예요.

◇ 김현정> 그렇게 안 살았다…

◆ 최낙기> 애들 어떻게 사냐 이거예요. 형, 애들 좀 도와줘. 내가 들어가고 나면 애들 좀 도와줘. 그 뒷모습을 볼 때 형으로서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2년 5개월이, 6개월이 지나도 우리는 정말 지금도 눈물이 그칠 줄 모릅니다. 이건 자살이 아니라 타살로 몰고간 거죠. 죽음으로 몰고간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이제 이 부분에 대해서, 정윤회 문건에 대해서 재조사를 하라라는 방침이 내려지자 검찰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그 문건, 첩보내용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지만 어떤 단서라든지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당시에 유출사건에 대해서만 조사를 했던 건데 이제 와서 뭘 다시 재조사하라는 것이냐. 이제 그런 취지의 반발이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낙기> 그 사람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그러는데 제가 볼 때는 아닙니다. 저희 유가족이 아니라도 이건 조사가 안 됐다고 다 판단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조사가 그 당시에 안 됐다고?

◆ 최낙기> 그냥 조사가 멈춰 있는 거다, 권력의 힘에 의해서. 묻어버린 거다. 그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바르게 행동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고. 내 동생도 세상을 떠나지 않았을 거고.

◇ 김현정> 그러게요.

◆ 최낙기>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 늦게나마 재조사를 한다니까 정말 제대로 된 수사를 좀 해 주십사하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부디 재조사가 내용에 대한 조사 또 유출 사건에 대한 조사 모두 다 깨끗이 이루어져서 한 점의 의문도 남지 않기를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최낙기>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의 유출 당사자로 지목이 돼서 수사를 받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고 최경락 경위의 형님 최낙기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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