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허재호 합류, 여전히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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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전히 산 넘어 산이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올해 초 귀화의사를 밝혔다.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에서 활약하면서 한국인으로 KBL에서 오랫동안 뛰고 싶어 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KBL과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라틀리프의 특별귀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2016-2017시즌이 끝났다. 그러나 라틀리프의 특별귀화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KBL, 대한민국농구협회, 라틀리프, 라틀리프 에이전트가 몇 차례 직, 간접적으로 미팅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일단 삼성과 라틀리프의 재계약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라틀리프가 귀화하더라도 일단 삼성에서 뛸 수 있는 마지막 시즌(2015-2016시즌부터 삼성에서 뛰었다. KBL 규정상 2017-2018시즌까지, 즉 3시즌 동안 삼성에서 뛸 수 있다)까지는 외국선수 신분으로 뛴다.

그러나 그 외에는 그 어떤 부분도 합의된 게 없다. 농구협회는 삼성과 KBL로부터 받아야 할 기본적인 서류를 받았다. 그러나 라틀리프가 귀화해서 대표팀에 들어갈 경우 몸값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한 상태다.

라틀리프는 프로다. 돈 욕심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다른 외국선수보다 순수하고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라면서도 "돈이 연관되지 않을 수는 없다"라고 인정했다. 쉽게 말해 라틀리프로선 대표팀에서 활동하며 버는 돈이 KBL 비 시즌에 해외리그를 소화하면서 받을 수 있는 돈보다 비슷하거나 많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표팀에 합류할 이유가 없다.

지금 라틀리프는 필리핀 퓨어푸즈 스타 핫샥스에서 뛴다. 작년에도 뛰었던 팀이다. 지난 시즌 삼성에서 강행군을 치렀지만, 연중 수 차례 리그가 진행되는 필리핀은 KBL만큼 외국선수들이 돈을 벌기에 매력적인 리그다.

라틀리프가 다음시즌 삼성에서 뛴 이후 그 다음시즌부터의 신분(국내선수 혹은 외국선수)과 뛸 수 있는 팀을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확정된 게 없다. 샐러리캡(23억원)에 라틀리프의 몸값을 포함할 것인지 말 것인지도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았다.

이런 부분에 대한 원칙이 어느 정도 결정돼야 특별귀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 특별귀화는 대한체육회의 스포츠공정위원회, 법무부의 국적심사위원회를 잇따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예전 문태종, 문태영 때는 주변 도움을 받아서 약 2개월만에 확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농구계는 지난해 첼시 리 혈통 사기극으로 홍역을 치렀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라틀리프에 대한 심사를 더욱 꼼꼼하게 진행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국적심사위원회 모두 상설기구가 아니다. 위원들을 소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농구협회도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6월 3일부터 7일까지 일본 나가노에서 2017 FIBA 아시아컵 동아시아 예선에 참가한다. 허재호는 일본, 마카오와 함께 A조에 속했다. B조(중국, 대만, 홍콩) 팀들과 크로스 토너먼트로 최종순위를 가린다. 상위 5팀이 아시아컵에 참가한다.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그리고 7월 15일부터 23일까지는 대만 뉴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윌리엄존스컵에 출전한다. 국제대회지만, 친선대회다.

중요한 건 8월8일부터 20일까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2017 FIBA 아시아컵이다. 농구협회는 아시아컵에 라틀리프를 뛰게 하려고 한다. 라틀리프가 아시아컵서 대표팀과 손발을 맞춰야 11월 23일부터 시작하는 2019 FIBA 중국월드컵 아시아 1~2차 예선(홈&어웨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

그러나 아시아컵 예비엔트리 등록 마감일이 7월 7~8일이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예비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으면 대회에 뛸 수 없다"라고 했다. 즉, 라틀리프 특별귀화의 1차 데드라인이 7월 초다. 약 1개월 반 남았다.

현재로선 라틀리프의 아시아컵 참가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없다. 대표팀으로선 라틀리프의 최대한 빠른 합류를 원한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가 산 넘어 산이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라틀리프가 아시아컵에 뛰지 못할 경우 늦어도 11월 23일부터 시작하는 중국월드컵 홈&어웨이 예선부터는 뛰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라틀리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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