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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21살 대이변…PGA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

김경호 선임기자
김시우가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 TPC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4라운드 3번홀에서 벙커샷을 시도한 뒤 홀 쪽을 향해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고 있다. 폰테 베드라 비치 | USA투데이연합뉴스

김시우가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 TPC에서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4라운드 3번홀에서 벙커샷을 시도한 뒤 홀 쪽을 향해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고 있다. 폰테 베드라 비치 | USA투데이연합뉴스

“김시우의 우승은 전무후무한 대이변으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 골프채널의 해설가 브랜들 챔블리는 15일 김시우(CJ대한통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하자 “영국인들이 유럽연합(EU) 탈퇴에 표를 던지고,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과 같은, 요즘같은 빅데이터 시대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김시우는 PGA 투어 Q스쿨에 최연소로 합격하고, 신인이던 2016년 8월 1승(윈덤 챔피언십)을 거둔 ‘무한 잠재력’의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갓 2년차에 접어든 그가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디펜딩챔피언 제이슨 데이(3위·호주)를 비롯해 조던 스피스(5위·미국), 2017 마스터스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6위·스페인) 등 세계 최고수들이 총출전한 총상금 1050만달러(약 118억원) 규모의 ‘제5의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7언더파를 쳐 선두에게 2타 뒤진 4위로 출발한 김시우는 마지막 날 유일하게 보기 없는 플레이로 버디 3개를 낚고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언 폴터(잉글랜드)와 루이 우스트이즌(남아공) 등 공동 2위그룹과는 3타 차.

이번 대회 전까지 거둔 기록은 보잘것없었다. 허리 부상 때문에 올해 14개 대회에서 5번밖에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나머지 9개 대회에선 3차례 기권하고 6번 컷탈락했다. 대회 2주 전 치른 취리히 클래식에서도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김시우는 될성부른 떡잎이고, 큰 경기에서도 전혀 감정의 흔들림이 없는 강심장의 소유자였다. 최근 샷감각을 회복하기 시작한 김시우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가르시아가 우승의 원동력으로 삼은 집게그립으로 퍼팅그립을 바꾸면서 안정감을 찾았다. 김시우는 이날 3m 이내에서 시도한 15개의 퍼트를 모두 넣었다. 대회 일주일 전부터 코치와 함께 쇼트게임을 집중 연마한 것도 몇 차례 위기에서 멋지게 탈출한 원동력이 됐다.

1번홀(파4) 5m 버디 퍼트 성공에 이어 7번홀(파4) 7m 버디로 단독선두에 나선 김시우는 9번홀(파5)에서 5m 남짓한 버디를 잡은 뒤 9홀 연속 파세이브로 선두를 지켰다.

여섯 살에 골프에 입문한 김시우는 강원 속초 교동초등학교 5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고, 고교 진학 후 곧바로 국가대표에 오르며 쾌속 질주했다. 180㎝의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를 바탕으로 2012년 PGA 투어 Q스쿨에 응시해 17세5개월6일의 최연소 합격 기록을 세웠으나 나이 제한(18세) 규정에 걸려 2015년까지 2부(웹닷컴) 투어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수확은 풍성하다. 김시우는 만 21세10개월로 2004년 애덤 스콧(호주)이 우승하던 때의 23세8개월을 넘어 이 대회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 골프에서 우즈, 가르시아, 스피스에 이어 22세 이전에 2승을 거둔 4번째 선수라는 기록도 챙겼다.

우승상금 189만달러(약 20억3400만원)를 거머쥐며 시즌 상금랭킹 13위(234만6599달러)로 올랐고, PGA 투어 5년 시드를 받아 신분 걱정 없이 더욱 골프에 매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마스터스, US오픈, 디 오픈 등 메이저대회 3년 출전권도 확보했다.

세계랭킹 50위 안에 들어본 적이 없는 김시우는 이날 발표된 19주차 세계랭킹에서 전주(75위)보다 47계단 뛰어오른 28위에 자리 잡았다.

김시우는 “골프를 시작할 때 꿈이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2승이나 거뒀다. 꿈만 같다”면서 “2011년 최경주 선배님이 이 대회에서 우승할 때 주니어로서 꿈을 키웠다. 2년간 함께 라운드하면서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최 프로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앞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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