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열병식 때 이미 공개..'백두산 엔진' 장착

김흥수 기자 입력 2017. 5. 15. 20:35 수정 2017. 5. 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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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북한군 열병식에 처음으로 등장한 미사일을 보고 계십니다. 보시는 것처럼 탄두 부분이 아주 뾰족하고 길쭉한 모습이 기존 미사일들과 달라서 '이게 뭐냐' 정체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어제(14일) 쏜 미사일과 비교해보니 탄두 부분의 색깔만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었을 뿐, 같은 미사일인 걸로 분석됐습니다. 이 미사일에는 북한이 지난 3월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신형 백두산 계열 로켓 엔진이 장착된 거로 보입니다.

보도에 김흥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 때 등장한 이 미사일은 무수단과 같은 바퀴 축 6개짜리 발사 차량에 실렸지만, 길이가 더 길고 탄두가 뾰족합니다.

무수단 다음에 지나가서 등장 순서로 봤을 때 무수단보다 사거리가 더 길 거로 추정됐고, 생김새가 기존 KN-08과 유사해 KN-08을 개량한 ICBM급 미사일일 거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딱 한 달 만에 신형 중거리 미사일 화성-12형으로 그 정체가 확인됐습니다.

이 미사일에는 북한이 지난 3월 지상 분출 첫 시험에 성공했다며, 3.18혁명이라고까지 선전했던 대출력의 백두산 계열 로켓 엔진이 장착된 거로 분석됐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 3월 : 오늘 이룩한 거대한 승리가 어떤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가를 온 세계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80톤 추진력의 액체연료 주 엔진에 보조 엔진 4개를 합쳐 100톤의 추진력을 내는 거로 분석됐는데, 엔진 개발에 성공한 지 두 달도 안 된 시점에 엔진 하나만으로 미사일을 최고 고도 2천 111km까지 올린 겁니다.

[장영근/항공대 교수 : 이게 2단, 3단이 아니고 1단 미사일이에요. 거의 100톤에 가까운 추력이에요. 그 정도면 뭐 어마어마한 추력이거든요. 여기다가 2단만 하나 얹어놓으면 ICBM 되는 거예요, 그냥. 엄청난 거예요.]

ICBM 바로 앞까지 미사일 기술을 진전시킨 북한은 미사일을 이동식 발사 차량에서 분리해 별도의 구조물에 세워 쏘는 새로운 발사 방식도 구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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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흥수 기자, 마지막 문장, '별도의 임시구조물에 미사일에 장착했다.' 이거는 처음 보는 건데요?

<기자>

미사일 전문가들도 이런 건 거의 처음 본다고 합니다.

발사 차량에서 미사일을 내린 뒤 별도의 발사 구조물에 얹는 기상천외한 방식을 구사하는데요, 화성-12형을 안정적으로 쏠 수 있는 이동식 발사 차량이 아직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현재는 무수단 발사 차량에 실려있기 때문에 발사 차량에 비해 미사일이 더 긴 상황입니다.

때문에 미사일을 세워놓고 쏘다 보면 고정이 잘 안 되어서 차량이 흔들릴 수 있고,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착안한 것 같고요, 또 가장 추력이 큰 로켓 엔진이라 화염에 발사 차량이 손상될 수도 있어서 발사 구조물에 올려놓고 쏘는 방식을 착안해 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사용한 로켓 엔진이 3월에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한 로켓 엔진을 두 달도 안 돼서 미사일에 장착해 발사까지 성공하는 게 가능한 건가요?

<기자>

전문가들도 상당히 속도가 빨라서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지난 3월 엔진 시험 당시 미사일 과학자들은 실제 미사일 발사 성공까지 2~3년은 걸리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내놨고,

군 당국도 그렇게 추정을 해왔는데 두 달도 안 되는 시기에 발사에 성공한 것입니다.

미리 검증을 끝낸 뒤 지상 분출 장면을 공개했을 수도 있지만, ICBM급에 준하는 상당한 성능의 로켓 엔진을 북한이 확보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앵커>

사거리만 놓고 봤을 때는 거의 ICBM 코앞까지 온 거로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기자>

전문가들에 따라 화성-12형 사거리를 4천에서 6천㎞로 보고 있거든요. 중거리 미사일과 ICBM을 구분하는 기준선이 대략 5,500㎞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성-12형을 ICBM에 준하는 미사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인터뷰한 장영근 교수는 탄두 무게를 5백 킬로그램 정도로 줄이면 5,500㎞는 바로 넘기게 된다고 하고, 무수단 급의 2단 엔진 하나만 얹으면 바로 ICBM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ICBM에 중요한 핵심기술이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7~8천 도의 고열을 견디는 건데,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했느냐는 아직 의문인 겁니다. 왜냐하면, 이번 미사일의 탄두의 낙하속도는 마하 15~20 정도로 추정이 됐는데, 실제 ICBM은 낙하 속도가 최소 마하20이상, 최고 24~25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실제와 같은 재진입 시험 환경은 조성되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도 이 미사일을 ICBM이라고 부르지는 않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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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기자domd533@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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