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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에서 프로듀서로…류정한 "시라노 통해 더 사랑받고 싶어"

등록 2017.05.15 18: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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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프로듀서 류정한이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2017.05.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프로듀서 류정한이 작품 소개를 하고 있다. 2017.05.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0년 동안 배우를 했는데 프로듀서로 데뷔한다는 건 느낌이 달라요. 긴장되고 떨리고 기대도 되고… 여러분께 검증을 받아야 하니까 기본적으로 잘하고 싶고. 좋은 프로듀서로서 좋은 작품을 소개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더 준비하려고 노력했어요."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뮤지컬 스타 류정한(46)이 뮤지컬 프로듀서로 데뷔한다. 오는 7월7일부터 10월8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 '시라노'를 통해서다.

 이 뮤지컬에서 또 다른 뮤지컬 스타 홍광호, '신화' 김동완과 함께 타이틀롤도 맡은 그는 대본과 음악만 사와 넌-레플리카로 만들어지는 이 뮤지컬의 제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류정한은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시라노'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감히 작품에 시대정신을 담는다든지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저 시라노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콤비 프랭크와일드혼과 레슬리브리커스의 2009년 작품이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등의 모티브가 된 프랑스의 극작가 에드몽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벨쥐락'(1897)이 원작이다. 시라노와 록산, 크리스티앙이 만들어가는 순수하고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프로듀서 류정한이 미소짓고 있다. 2017.05.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프로듀서 류정한이 미소짓고 있다. 2017.05.15.  [email protected]

 류정한은 홍광호·김동완과 함께 뛰어난 검객인 동시에 아름다운 시를 쓰는 언어의 마술사이자 로맨티스트이지만, 크고 볼품없는 코에 대한 콤플렉스로 인해 정작 본인의 사랑에는 소극적인 시라노도 연기한다.  

 류정한은 "진짜 용기, 사랑, 정의, 희생이 무엇인지 진짜 휴머니스트 로맨티스트가 어떤 사람인지 콤플렉스 안에 많은 걸 담았다"며 "20년 동안 수많은 작품에 참여했지만  그 중에 사랑하는 작품을 그래도 하나 꼽으라면 '맨 오브 라만차'인데 그것보다 더 사랑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해요"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본 뮤지컬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는 "아티스트가 연출가가 되는 경우는 종종 있어도 프로듀서로 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했다.

 류정한은 이전까지 자신만 생각했는데 40대 후반이 되니 주변을 둘러보게 됐다며 프로듀서로 데뷔한 이유를 밝혔다. "이쪽 일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죠. '시라노'에는 악역이 없어요. 결국은 사랑 이야기인데 그 안에 다양한 힐링의 요소가 있어 위로가 됐으면 해요."

  2009년 일본에서 초연한 '시라노'의 한국 초연 프로듀서로 나서게 된 또 다른 계기는 지난해 3월께 와일드혼과 낮에 식사를 함께 하면서였다.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몬테크리스토' '카르멘' 등 이번까지 총 6개의 작품에서 함께 한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프로듀서 류정한이 미소짓고 있다. 2017.05.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프로듀서 류정한이 미소짓고 있다. 2017.05.15.  [email protected]

 당시 와일드혼이 시라노 역을 류정한이 맡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대본을 읽는 순간, 흥분한 류정한이 농담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싶다고 했는데 와일드혼이 흔쾌히 응하면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서울대 성악과 출신인 류정한은 1997년 뮤지컬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에서 토니 역을 맡아 데뷔한 뒤 '지킬앤하이드' '오페라의 유령' '맨 오브 라만차' '두 도시 이야기' 등 숱한 인기 뮤지컬에서 주역으로 활약해왔다. 실력과 흥행성 면에서 검증 받은 배우라 주로 라이선스 초연의 선보이는 제작사는 그에게 숱한 러브콜을 보냈다.  

 배우만 했을 때와 입장이 가장 크게 바뀐 건 "대부분 부탁을 받던 입장에서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 어색하더라"는 것이었다. "배우를 만다든 투자자를 만나든 '해주세요'라고 부탁을 해야 됐어요. 제가 제작자에게 못 되게 군 건 아닌가,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앞으로 더 착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직 산업적인 체계가 갖춰지지 못한 한국 뮤지컬업계에서 프로듀서가 수익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류정한은 "배우로도 얻는 게 많지만 프로듀서들은 줄타기를 하면서 더 배운다"며 "제가 계획한 작품이 잘 올라갈 수 있나 걱정하며 카타르시스와 불안감을 느끼는데 왜 프로듀서들이 이런 힘든 일을 하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와일드혼, 구스타보 자작과 함께 진행한 오디션도 류정한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반 이상이 제가 다 아는 배우였어요. 같은 배우인데 제가 과연 평가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배우가 있을 때는 심사를 하지 않았죠. 선배님이 오셔서 오디션을 보기도 하셨는데 그 때는 아예 문 밖으로 나가 있었죠. 다시는 (프로듀서를 맡은 작품에서) 오디션 장에 나타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왼쪽부터), 프로듀서 류정한, 연출가 구스타보 자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왼쪽부터), 프로듀서 류정한, 연출가 구스타보 자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15.  [email protected]

 류정한은 앞서 지난해 라이선스 뮤지컬 '시라노' 제작 소식과 함께 창작뮤지컬 '데블스 애드버킷'도 올해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데블스 애드버킷'은 중단한 상황이에요. 사실 '데블스 애드버킷'을 통해 먼저 프로듀서로 데뷔하려다가 시라노'를 만나게 됐는데 일이 크게 돼 '시라노'에 집중하기로 했죠"라고 설명했다.

 "제가 제일 듣기 싫은 이야기는 '배우나 계속 하지. 프로듀서로서 작품을 저렇게 만들었지'라는 거예요. 누군가가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잠도 못 자고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을 거 같아요."

 '시라노'는 류정한의 회사인 알지와 공연업계의 큰손인 CJ E&M이 함께 제작한다. 박민선 CJ E&M 공연사업본부장이 지원사격자로 나섰다.

 류정한은 "처음에는 제가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파트너가 왜 필요할까 생각했는데 과정에서 많은 거절을 당하고, 역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며 "감성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런 부분에 잘 맞았죠.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어요. CJ E&M과 함께 한 이후 편안해졌고 위장병도 없어졌죠"라고 웃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왼쪽부터), 프로듀서 류정한, 연출가 구스타보 자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1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5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왼쪽부터), 프로듀서 류정한, 연출가 구스타보 자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15.  [email protected]

 구스타보 자작 연출은 '프로듀서 류정한'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프로듀서가 뮤지컬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두 알지는 못하는데 그런 면에서 류정한 같은 아티스트가 프로듀서라는 점은 행운"이라며 "뮤지컬이 가슴으로부터 진행되는 걸 아는 사람"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수많은 대형 라이선스 초연을 성공리에 올린 배우인 류정한은 "외국의 감성을 우리 감성으로 표현을 해야 해 공감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우리 작품이 대단하고, 제작비가 몇억이 들고 이야기 하기 보다 담백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서 12개의 공연을 선보인 인기 작곡가이자 "아파트라도 마련해야 될 것 같다"는 너스레를 떨 정도 '지한파'로 통하는 와일드혼은 한국 뮤지컬업계에 대해 "미국처럼 역사가 깊지 않아 젊고 모던하다"며 "감수성이 풍부하고 특히 배우들이 중심이 돼 있다. 류정한 같은 유명 배우들이 불러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류정한은 데뷔 20주년인 올해가 더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지난 3월 배우 황인영과 결혼식을 올렸다. "20주년이라 콘서트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하시는데 '시라노'를 통해 온전히 사랑 받고 싶어요. 올해가 제게는 큰 의미를 담은 해인만큼 다음 행보를 할 때 더 사명감과 책임감이 생길 듯합니다. 스트레스 안 받고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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