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일반인 객실서 첫 유골, 4층선 '단원고생 추정' 발견

강현석 기자 2017. 5. 1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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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세월호 주말 새 수색 속도

14일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시민들이 미수습자의 수습을 기원하며 노란리본을 매달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에서 지난 주말과 휴일 다수의 사람 뼈가 발견됐다. 일반인이 머물렀던 3층에서 처음으로 사람 뼈가 나왔고 안산 단원고 학생으로 추정되는 유골도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수습됐다.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DNA 분석을 마친 뒤 유골들의 신원을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14일 “세월호 수색 도중 3층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유골 3점을 오전과 오후에 각각 수습했다”고 밝혔다. 유골이 발견된 곳은 세월호 중앙 우현 비상계단 근처다. 일반인 승객이 머물렀던 객실과 식당이 있는 3층에서 사람 뼈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3일 세월호 4층에서 발견된 비교적 온전한 형태의 사람 뼈에 대해 1차 감식을 진행한 현장수습본부는 신원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정밀 감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과수 감식 결과는 1개월 후쯤 나올 예정이다.

이 유골은 4층 선미인 4-11구역에서 옷 속에 남아 있는 채 수습됐다. 치아 상태 등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현장수습본부는 미수습자의 치과 진료 기록 등과 대조한 1차 감식에서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4-11구역은 단원고 여학생들이 머물던 객실과 화장실이 있던 곳이다. 침몰 당시 충격으로 5층이 4층까지 주저앉아 수중 수색을 진행하지 못했다가 최근 5층 좌현 아랫부분을 절단한 뒤에야 수색이 시작됐다.

이곳에서는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5일 동안 사람 뼈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미수습 상태인 단원고 한 여학생의 가방이 발견되기도 했다. 가로 30㎝ 크기의 가방에는 이 학생이 사용했던 휴대전화와 학생증, 볼펜, 독서실 카드, 지갑 등이 들어 있었다. 미수습자 9명 중 단원고 여학생은 2명이다.

세월호 내부 수색은 속도를 내고 있다. 객실이 있던 3∼5층을 44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있는 현장수습본부는 1차 수색이 끝난 구역은 빗금을 긋고 있다. 현재 14개 구역에 빨간색 빗금이 그어졌다. 4층의 경우 12개 수색 구역 중 7곳에 대한 1차 수색이 마무리됐고 정리작업이 진행 중이다.

유골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지만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에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매일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신원이 명확하게 확인된 유골이 없는 데다, 수습을 기대했던 일부 구역에서는 유골 등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수습자 가족을 돕고 있는 한 관계자는 “가족들이 유골 발견 소식을 접할 때마다 서로 끌어안으며 힘을 내 버티는 상황이다. 가족들 사이에서 기대와 절망이 매일 교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생과 조카를 아직 찾지 못한 권오복씨(61)는 “동생과 조카가 머물렀던 3층에서 유골이 처음 수습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반갑고 기대가 된다. 수색 결과를 지켜보며 DNA 분석도 차분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일반인 미수습자는 권씨의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혁규군, 이영숙씨 등 3명이다.

휴일인 이날 목포신항에는 많은 추모객들이 찾았다. 추모객들은 미수습자 가족들이 머무는 곳을 찾아 위로하거나 철조망에 노란 리본을 달며 미수습자 9명이 모두 수습되길 기원했다. 미수습자들의 사진이 있는 곳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도 많았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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