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빈손 취임·빈손 퇴임" 文 취임사, '노무현의 심복' 윤태영이 썼다

강계만 2017. 5. 14. 17: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필사'로 통하는 윤태영 전 대통령 대변인(사진)이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선서문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윤 전 대변인을 가까이에서 계속 지켜봐 왔고 이번에 첫 연설문인 취임선서문을 맡길 정도로 신뢰했다.

윤 전 대변인은 자리에 대한 뜻을 내비치지 않고 있지만 취임선서문을 통해 문 대통령의 신임이 확인된 만큼 문재인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연설비서관·대변인..2012년에도 文연설문 맡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필사'로 통하는 윤태영 전 대통령 대변인(사진)이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선서문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대선 승리 직후인 지난 10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국회의장에게 취임선서를 하고 이 같은 '취임사'를 낭독했다. 이는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취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5년간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과 철학을 밝히는 첫 번째 대국민 메시지라서 의미가 남다르다.

문 대통령은 약 3000자(200자 원고지 15매) 분량의 취임선서문에서 국민통합, 개혁, 소통 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 나라를 나라답게 개혁하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 튼튼한 안보와 자주 국방력 강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일자리 대통령 등 주요 어젠더를 포함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이 정권 말에 레임덕과 비리 의혹으로 추락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깨끗한 대통령이 돼 빈손으로 취임하고 빈손으로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이 언급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명문장이 국민의 머릿속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문구는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수락하면서 밝힌 것인데 이번에 다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노 전 대통령이 자서전 '여보, 나 좀 도와줘'를 펴낼 당시 집필 작업에 참여했다. 이후 노무현캠프 외곽에서 방송 원고와 홍보물 제작을 도왔다. 2002년 노 전 대통령 당선 당시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과 함께 취임사 준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후 윤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참여정부에서 연설담당비서관을 거쳐 두 번의 대변인, 제1부속실장과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노무현의 심복'이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어보고 그의 생각을 정확하게 글로 풀어내 국민에게 알려왔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윤 전 대변인을 가까이에서 계속 지켜봐 왔고 이번에 첫 연설문인 취임선서문을 맡길 정도로 신뢰했다. 윤 전 대변인은 사석에서 기자들에게 "참여정부 말기 대변인으로 일할 때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청와대에 사의 표명을 했는데, 당시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다시 불러서 사직서 제출 이유를 하나하나 들어보시더니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내줬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이번 경선에서 문 대통령 캠프에 잠시 머물다가 안희정 후보 캠프로 옮겨 총괄실장으로 경선을 지휘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외곽에서 선대위 메시지 특보로 활약했다.

윤 전 대변인은 대선일 직전인 지난 8일 오전 여의도 당사 2층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마지막 경부선(부산-대구-청주-서울) 유세에 앞서 발표한 TV 연설문을 묵묵히 들었다. 이 역시 윤 전 대변인의 손을 거친 작품이다. 윤 전 대변인은 자리에 대한 뜻을 내비치지 않고 있지만 취임선서문을 통해 문 대통령의 신임이 확인된 만큼 문재인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요직을 두루 거쳤기에 일각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윤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 화법을 분석한 '대통령의 말하기'를 지난해 내놨다. 올해 3월에는 노 전 대통령의 희망, 절망, 삶과 죽음, 자신의 역할 등을 담은 장편소설 '오래된 생각'을 출간했다.

[강계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