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실장이 보고하라"..문 대통령, 첫 안보시험대 '신속 대응'

2017. 5. 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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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임종석 실장 보고 받고 NSC 주재
"국제 평화·안전에 심각한 도전행위" 엄중 경고
청와대, 시간대별 대응 조처 신속하게 밝혀
"국민들 알권리 충족" 안보불안 잠재우기 노력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4일 새벽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닷새째에 나온 북한의 첫번째 무력 행동이다. 문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사실을 임종석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받고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하도록 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직접 참석하는 등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와 청와대·정부 당국의 시간대별 대응을 재빠르고 소상히 공개하며 ‘준비된 안보 대통령’의 모습을 부각했다.

청와대는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의가 끝난 뒤 오전 9시30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8시부터 20분간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에서 북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신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머리발언에서 “북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의 관련 결의안에 대한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다.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어떠한 군사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며 “외교 당국에서는 미국 등 우방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공조해서 북의 도발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마무리된 뒤, 이순진 합참의장이 화상으로 상황을 보고했고, 이어 이병호 국정원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이 부처별 대응방안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으로 우리 군의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등 북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빠른 시일내에 강화해나가길 바란다”며 “특히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추진상황을 점검해 속도를 높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북의 도발을 인지하고 빠르게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해 신속하고 단호히 대응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도 새 정부의 조치를 믿고 안심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부 기관의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직접 나서 기자들에게 북 미사일 발사 뒤 청와대의 대응 상황을 시간대별로 공개한 것이 눈에 띈다. “(정권) 전환기에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상황을 설명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게 이유였다. 정권 인수 기간에 터져나온 북한발 악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의 안보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보수 쪽에서 줄기차게 제기해온 ‘안보 불안’ 논란도 잠재우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1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가 긴급소집된 가운데 춘추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임 실장이 직접 발표한 시간대별 대응 내용을 보면, 이날 새벽 5시27분 북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뒤 5시49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이 관련 내용을 임 실장에게 보고했고, 임 실장은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개최를 준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임 실장이 6시8분 문 대통령에게 미사일 발사 관련 사항을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임 실장은 전했다. 6시13분 임 실장이 김관진 실장에게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9분 뒤인 6시22분에 김 실장이 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께 보고를 완료했으며, 엔에스시 즉각 소집 및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다는 내용을 알려왔다고 임 실장은 밝혔다. 이어 오전 7시 김관진 실장 주재 엔에스시 상임위원회가 열렸고, 문 대통령은 그 가운데 오전 8시부터 20분 동안 직접 엔에스시를 주재했다.

이날 엔에스시 회의에 임 실장을 비롯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등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라인들이 전원 참석했다. 문 대통령 취임 닷새밖에 안 된 상황이라,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이 완비되기 전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관진 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11시40분 미국의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25분과 통화를 하는 등 박근혜 정부에서 하던 역할을 그대로 수행했다. 그는 맥마스터 보좌관과의 통화에서 “한미 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하는 한편 “양쪽은 새 정부 하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확고히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정책·외교안보실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인사를)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국가는 정권이 바뀌어도 연속되니 그 시스템에 의해 빈틈없이 대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정애 최혜정 기자 hongbyul@hani.co.kr

문재인 대통령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14일 오전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에서 열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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