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문재인 대통령의 '트럼프 사용법'
싫든 좋든 트럼프와 협력이 중요
트럼프는 협상의 달인 불구 즉흥적
대북 유화책 집착땐 갈등 우려도
문재인 대통령은 싫든 좋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팀이 됐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한반도 현안을 풀어가는 데 ‘문재인--트럼프 팀’의 협력과 조화 여부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두 대통령은 이제 서로 ‘트럼프 사용법’과 ‘문재인 사용법’을 ‘열공’해야 할 입장이다. 워싱턴 외교가는 문 대통령 정부가 출범하자 한국의 진보정권과 미국의 보수정권 간 팀 플레이를 반추해 보고 있다. 김대중(DJ)-조지 W 부시, 노무현--부시 시대가 문재인--트럼프 관계를 비춰 볼 수 있는 거울이 될 수 있다.
미국 조야에서는 특히 문 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 2.0’과 트럼프의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이 마찰음을 내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언론도 한결같이 한·미관계의 조화보다는 갈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다. 한·미 관계사를 되돌아보면 한국에는 진보정권, 미국에는 보수정권일 때 양국 관계가 가장 껄끄러웠던 게 사실이다. 한·미 양국이 보수--보수, 진보--진보 조합이거나 한국의 보수, 미국의 진보 정권일 때에는 별 탈이 없었다. 이명박 정권과 버락 오바마 정권, 박근혜 정권과 오바마 정권 시절은 김대중--부시, 노무현--부시 시절보다 순탄했다. 한국의 진보정부와 미국의 보수정부가 갈등을 겪게 되는 핵심요인으로는 한국 진보정권의 대북 유화책이 꼽히고 있다. 김대중-·노무현정부의 햇볕 정책에 미국의 부시 정부가 강력 제동을 걸었고,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게 패었다. 문재인-트럼프 조합은 그런 과거사의 데자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
DJ-부시 회담보다 더 심각한 외교 참사는 2005년 11월 17일 경주에서 개최한 노무현--부시 회담이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평가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노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제재를 풀고, 9·19공동성명 합의정신으로 돌아가자며 부시를 상대로 강연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은 당시에 얼굴이 붉어지면서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다가 ‘그럼 내가 전쟁광이라는 말이냐’고 거칠게 쏘아붙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첫 전화통화를 통해 양측 간 특사 교환에 합의하고, 6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첫 출발은 순조로웠다. 트럼프는 협상의 달인이지만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며 과시욕이 강한 나르시시스트이다.
미 정부의 한 핵심 관계자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트럼프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건들지 말아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은 좋다. 남북 간에 뭘 해보겠다는데 미국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다만 남북간 의제에는 한반도 비핵화가 꼭 들어가야 한다. 개성공단 확대, 금강산관광 재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개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재검토 등은 곤란하다. 미국은 늘 한국이 중국과 손을 잡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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