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빌드 2017] 가상현실의 대중화 꿈꾸는 MS, 비결은 초저가

강일용 2017. 5. 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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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강일용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진행하던 가상현실 프로젝트가 11일(현지시각)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은 '윈도우 혼합현실 프로젝트(Windows Mixed Reality Project)'. 399달러~799달러에 이르던 기존 가상현실 헤드셋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 선언하고, 299~329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가상현실 헤드셋을 공급해 PC 사용자 누구나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하려는 프로젝트다.

MS는 11일(현지시각) 시애틀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대규모 개발자컨퍼런스 빌드 2017(BUILD 2017)을 개최하고 윈도우 혼합현실 프로젝트와 에이서가 제작한 보급형 가상현실 헤드셋을 공개했다.

빌드 2017

<빌드 2017에서 공개된 MS의 윈도우 혼합현실 프로젝트>

보급형 가상현실 헤드셋, 가격은 299달러

윈도우 혼합현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에이서의 보급형 가상현실 헤드셋의 가격은 299달러에 불과하다. 사용자의 손동작을 인식하는 모션 컨트롤러와 함께 구매할 경우 399달러에 판매한다. 경쟁 제품의 절반 가격에 불과하다.

과거 MS는 증강현실 프로젝트인 'MS 홀로렌즈'만 직접 진행하고 PC용 가상현실 기기는 오큘러스VR(리프트)이나 밸브(바이브) 등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맡겨놓고 관망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 제품 군의 비싼 가격 때문에 가상현실 보급은 신통치 않았고, 그 틈을 노리고 MS의 경쟁사인 소니가 PS VR(플레이스테이션 VR)을 내놓으며 가상현실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었다.

빌드 2017

<혼합현실 프로젝트 헤드셋의 실물, 이미 사용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완성된 상태였다>

PS VR은 비디오게임기 PS4(플레이스테이션 4)가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풍성한 콘텐츠와 399달러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가상현실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리프트, 바이브의 판매량을 모두 합쳐도 PS VR 판매량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PC와 엑스박스 원을 중심으로한 가상현실 시장 확대를 꿈꾸던 MS의 입장에선 탐탁지 않은 일이었다. MS는 리프트와 바이브의 부진의 원인이 일반 사용자가 접근하기 힘든 비싼 가격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MS는 에이서, 에이수스, HP, 델, 레노버 등 주요 PC 업체와 협력해 저렴한 가상현실 헤드셋을 출시하고, 가상현실 개발 환경을 직접 구축해 PC와 윈도우를 중심으로한 가상현실 붐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경험은 저렴하지 않다

금일 출시된 에이서의 가상현실 헤드셋은 이러한 MS의 계획의 선발타자다. 에이서의 가상현실 헤드셋을 시애틀에서 미리 체험해볼 수 있었다.

에이서 가상현실 헤드셋의 가장 큰 장점은 299달러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과 윈도우10이 설치된 PC에 연결하면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범용성이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의 성능은 지금까지 출시된 가상현실 헤드셋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눈 하나당 1,440X1,440 해상도의 AMOLED를 배치해 가상현실을 구현한다. AMOLED의 양산이 그만큼 무르익었다는 증거다. 실제로 헤드셋을 착용해보니 저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가상현실 기기의 약점으로 꼽히는 화면 외곽 픽셀이 두드러지는 현상도 눈에 띄지 않았다.

빌드 2017

<사용자 양 눈에 고해상도 AMOLED를 배치해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점은 기존 가상현실 헤드셋과 동일하다>

제품 전면에는 두 개의 카메라가 존재한다. 이 카메라와 내부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을 파악하고, 주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가상현실뿐만 아니라 증강현실 구현에도 대응한다.

착용 방식은 PS VR과 동일하다 먼저 머리에 쓰고, 헤드셋을 내려 얼굴에 덧붙이는 방식이다. 안경을 쓴 사용자도 제품을 이용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가상현실 사운드는 제품에 탑재된 3.5파이 이어폰 잭에 별도의 헤드셋을 연결하면 들을 수 있다. 헤드셋은 제품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별도로 구매해서 연결해야 한다. 단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가상현실 구현과 큰 관계가 없는 부분은 제거한 것이다.

에이서를 비롯한 모든 윈도우 혼합현실 프로젝트의 헤드셋은 별도의 전원 어댑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USB 단자를 통해 PC에서 전원을 공급받는다. 영상신호는 HDMI 단자를 통해 처리한다. PC의 일반 주변기기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간단한 구성이다.

에이서 외에 다른 제조사가 만드는 윈도우 혼합현실 헤드셋의 성능도 이와 대동소이하다. 가격만 최대 329달러 정도로 30달러 정도만 차이난다. 마감에 따른 약간의 가격차이에 불과하다. 이렇게 사양이 유사한 것은 이러한 성능을 갖춰야 한다고 MS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사양과 가격면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모든 사용자들에게 동일한 가상현실 경험을 제공하려는 것이 MS의 야심이다.

빌드 2017

<에이서뿐만 아니라 HP, 델, 에이수스, 레노버 등도 헤드셋을 생산한다>

윈도우 혼합현실 프로젝트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콘텐츠가 준비된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참여하는 업체가 많고 MS가 개발킷을 미리 공개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콘텐츠 수급이 경쟁 가상현실 플랫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할 전망이다.

에이서의 가상현실 헤드셋을 비롯한 모든 윈도우 혼합현실 헤드셋은 올해 연말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 동시 출시된다. 제품은 이미 완성된 상태이지만, 양산을 준비해야 하고 충분한 가상현실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개발자를 위한 개발킷은 지금부터 주문을 받고 있으며, 여름에 배송될 예정이다. 개발킷을 통해 개발자들이 가상현실 콘텐츠를 쏟아내기 시작할 올해 연말, 제품을 시장에 정식 출시해 혼합현실 기기의 붐을 이끌어내려는 것이 MS의 향후 계획이다.

이날 체험한 콘텐츠는 미국 워싱턴주를 우주에서 바라보며 기상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교육용 앱이었다.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경쟁 플랫폼과 달리 MS의 혼합현실 프로젝트는 게임, 동영상 감상, 앱 실행, 교육, 의료 등 다방면에 활용되는 것이 목표다. 게임 실행만 포기하면 PC의 그래픽카드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더라도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뛰어난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갖추고 있다면 경쟁 플랫폼처럼 게임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빌드 2017

<윈도우 혼합현실 프로젝트 헤드셋을 착용한 모습>

포지션은 세컨드 디스플레이, 목표는 가상현실의 대중화

MS의 윈도우 혼합현실 프로젝트는 에이서, 에이수스, HP, 델, 레노버 외에 알려지지 않은 다른 PC 제조사도 참여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주연테크 등 몇몇 PC 제조사들이 윈도우 혼합현실 프로젝트에 참여해 저렴한 가상현실 헤드셋을 생산할 계획이다.

MS가 꿈꾸는 혼합현실 헤드셋의 포지션은 '세컨드 디스플레이'다. 사용자들이 두 대의 모니터를 이용하는 것처럼, 한 대의 모니터를 메인 디스플레이로 사용하고 혼합현실 헤드셋을 가상현실을 경험하기 위한 세컨드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때문에 제품 가격을 모니터와 대등한 수준인 299달러 내외로 책정한 것이다. 가상현실의 대중화를 꿈꾸는 MS와 PC 제조사 연합군이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가상현실 시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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