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와글와글] 표창받은 '명품 급식'..정성만큼 눌러 담은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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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두리 치킨, 폭립치즈퐁듀 등 레스토랑에서나 볼 법한 메뉴들을 급식으로 제공하며 '명품급식'으로 유명해진 학교가 있다.
이 학교의 김민지 영양사(28)는 지난해 12월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그게 정말 가능하다고?'라는 생각과 함께 이 학교의 급식 준비 과정이 무척 궁금해졌다.
"카메라가 들어오면 일 진행 속도도 더뎌지고 급식실 직원들도 부담스러워해요." 영상취재를 요청하자 돌아온 학교 측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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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식 끝판왕' 세경고 취재기
"카메라가 들어오면 일 진행 속도도 더뎌지고 급식실 직원들도 부담스러워해요." 영상취재를 요청하자 돌아온 학교 측의 반응이다. 미디어와의 접촉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 수화기 너머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일주일에 걸친 끈질긴 취재 요청 끝에 세경고는 '최소 인원의 짧은 취재'를 조건으로 섭외에 응했다.
취재 당일 오전 영상리포터와 함께 방문한 세경고 급식실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메뉴는 닭가슴살 비빔밥, 수제 소시지 빵, 가쓰오부시 장국과 키위에이드. 7~8명 규모의 조리사들이 오전 8시부터 점심 배식 시간인 '11시 50분'을 맞추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제야 취재 요청에 소극적이었던 학교의 입장이 이해가 갔다. 준비에 조금만 차질이 생겨도 학생들이 제때에 식사하지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메뉴를 조리사들이 직접 만든다는 점이다. 한쪽에선 키위에이드를 만들기 위해 직접 갈아놓은 키위를 탄산수와 섞고 있었고 한쪽에선 케첩과 머스터드소스로 멋을 낸 소시지 빵 900인분이 차례차례 오븐에서 구워지고 있었다. 완제품을 구입해 배식하면 편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수제요리 방식을 택한 것이 고급 식단을 가능하게 했단다.
"날마다 이렇게 하려면 힘들지 않으세요?" 배식이 끝난 오후 1시께, 한숨 돌리고 있는 김 영양사에게 말을 건넸다.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던 그가 입을 뗐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잖아요. 힘들지만 제가 맡은 책임을 생각하면서 보람을 찾는 거죠." 이어 최근 세경고 급식이 유명해진 데 대한 소회를 묻자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보는 눈이 많아진 만큼 더 영양가 있고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도 빼놓지 않았다. '띵~동~댕~동~' 점심시간이 끝났다. 텅 빈 급식실에서 영양사와 조리사들은 늦은 식사를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내일·모레 준비해야 할 메뉴 얘기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파파야함박스테이크'가 어쩌고저쩌고, '갈릭목살필래프'가 어쩌고저쩌고. 앞으로도 세경고의 식판은 큰 무리 없이 풍요로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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