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재정기획관 실체 뭐냐"..기재부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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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국가 예산을 기획·점검하는 조직을 신설하기로 하자 예산 총괄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11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재정기획관 신설 등을 담은 대통령 비서실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비서실장 직속으로 신설된 재정기획관은 1급(고위공무원 가급) 직위로 비서관 직책을 맡는 자리다.
재정기획관, 경제보좌관, 일자리 수석, 정책실장 등을 신설해 주요 경제 과제를 맡기면서 경제수석이 휘두른 '힘'을 빼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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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석 힘 빼고 예산 기획·점검 취지
기재부 "자율 준다며 시어머니 만들었나"
靑 "작은 청와대 반대, 일하는 청와대로"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청와대가 국가 예산을 기획·점검하는 조직을 신설하기로 하자 예산 총괄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유례 없는 자리가 처음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관료들이 독점한 예산 권한을 흔들 것이란 기대와 상전·시어머니 역할을 하다 마찰만 빚을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11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재정기획관 신설 등을 담은 대통령 비서실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비서실장 직속으로 신설된 재정기획관은 1급(고위공무원 가급) 직위로 비서관 직책을 맡는 자리다. 예산 관련 청와대 비서관 자리가 신설된 것은 역대 정부 중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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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시절 대변인을 맡았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는 경제수석이 경제 정책을 다 맡아 상왕처럼 부처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였다”며 “(이번에는 경제) 주요 과제 중심으로 청와대를 재편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재정기획관, 경제보좌관, 일자리 수석, 정책실장 등을 신설해 주요 경제 과제를 맡기면서 경제수석이 휘두른 ‘힘’을 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기재부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재정기획관이 장관급 자리는 아니지만 기재부의 주요 기능인 예산만 집중 견제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기재부 A 관계자는 “청와대에 예산 관련 비서관을 둔다는 건 생각도 해본 적 없다”며 “작은 청와대를 지향하고 장관에게 자율성을 준다고 해놓고 청와대에 상전, 시어머니를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B 관계자는 “보도를 보고 조직 신설 소식을 처음으로 접했다”며 “실체가 뭔지, 뭘 하겠다는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경제수석에게 보고했는데 앞으로는 어디로 보고해야 할지 모르겠다”, “예산을 담당하는 재정기획관이 정책실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직속으로 신설된 것도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도 나왔다.
반면 기재부 외부에서는 “예산 비서관이 없었던 게 문제”라며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과거 정부에서는 ‘예산은 관료들이 짜는 것’이라며 기재부에 너무 맡겨 놓았다”며 “앞으로는 대통령의 의지가 예산에 반영되도록 청와대 비서관이 체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당시 ‘작은 청와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일하는 청와대, 책임지는 청와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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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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