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플랫폼의 정의 바꾸는 페이스북·애플·아마존

김조한 넥스트미디어연구소장 2017. 5. 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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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한의 넥스트미디어>
스트리밍 음악과 동영상의 결합 모델인 푹X벅스 [사진 출처 : 푹]

넷플릭스, 유튜브가 전 세계에 선을 보이고 대표적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지 약 10여년이 지난 지금 영상 플랫폼의 정의가 또한번 바뀔 조짐이 관칠되고 있다. 컨텐츠와 소비자의 접점이 그 어느 때보다 늘어남에 따라 이제는 미디어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을 빨리 캐치해 변화하는 역량을 갖춰야 살아남는 시대가 도래했다. 변화하는 미디어 업계의 첨단에 자리잡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의 대응을 짚어봄으로써 변화하는 영상 플랫폼의 정의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전세계에서 가장 큰 오리지널 비디오 플랫폼이 되겠다는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전세계에서 20억명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할 듯 하다. 바로 넷플릭스와 같이 오리지널 컨텐츠를 공급하는 미디어 플랫폼이다. 다음달 17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칸느에서 열리는 라이온스 광고 페스티벌에서 자체 오리지널 컨텐츠를 공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프랑스 칸느에서 6월 17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라이온스 광고 페스티벌 [사진 출처 : 칸느 라이온]
페이스북은 이미 유튜브와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동영상이 유통되는 플랫폼이다. 그런데 유통뿐만 아니라 직접 공급까지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즉 전세계에서 가장 큰 오리지널 비디오 플랫폼이 되겠다는 얘기다.

이번 발표는 페이스북이 단순히 자체 SNS 플랫폼 내에 라이브를 지원하겠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컨텐츠를 태우는 미디어 제공을 넘어 아예 컨텐츠까지 직접 만들겠다는 것은 이전까지는 공생관계였던 컨텐츠 제작자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게 과연 넷플릭스와 같은 기존 비디오 플랫폼에 대한 위기의 신호일까? 아니면 모든 방송 사업자들이 긴장해야 할 이야기일까? 여러 각도에서 곱씹어봐야 할 사건임은 틀림없다.

궁극적인 미디어 플랫폼을 지향하는 애플

동영상과 음악을 함께 쓸 수 있는 결합상품은 국내에서도 시도되고 있는 모델이다. 그러나 단순한 결합을 넘어 서비스 모델 자체를 통합하려고 하는 업체가 있다.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최근 누적된 현금으로 디즈니와 넷플릭스를 구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날 정도로 미디어 업계의 큰손이 될 가능성이 높은 회사다. 또 애플의 2000년대 초기 성공에는 아이튠즈라는 음악 서비스가 있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재작년에 시작한 애플 뮤직 서비스도 2000만 가입자를 넘어 순항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애플 뮤직의 정의와 다소 이질적인 기획이 준비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말 스타워즈, 스타트렉 시리즈로 잘 알려진 J.J. 에이브람스, 가수로 알려진 알 켈리 등과 오리지널 비디오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 뮤직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을 가진 제임스 코덴의 카풀 가라오케에 대한 권리를 CBS에게서 구입하기도 했다.

애플이 CBS에게 구매한 제임스 코덴의 "카풀 가라오케" [사진 출처 : 애플]
이 뿐만이 아니다. 애플 뮤직에서는 이미 몇 편의 오리지널 비디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럼 애플 뮤직을 이제 뭐라고 불러야 할까?

애플 뮤직의 책임자인 지미 아이오빈은 애플 뮤직이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나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가 아닌 "전반적인 팝 문화를 경험하는 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애플 뮤직은 앞으로 브랜드만 살아 있을 뿐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유료방송에 지각 변동 초래한 아마존의 변신

필자는 지난 4월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있었던 국제 방송장비 전시회(NAB) 2017에 참가했다. NAB는 미국 방송사 연합에서 주최하는 북미 최대 방송 기자재, 솔루션 쇼로 매년 4월말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방송 현장의 변화다. 얼마 전까지 가장 바뀌지 않는 영역으로 치부되었던 방송 영역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의 등장으로 발빠르게 바뀌는 것을 목격했다. 그중에서도 전세계 약 8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변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존 비디오의 라이브 채널 서비스는 직시가 담당한다 [사진 출처 : 직시]
아마존이 꿈꾸는 미디어 플랫폼은 NAB2017에 참가한 직시(Zixi)라는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OVP) 회사의 부스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직시는 컨텐츠만 있으면 동영상 서비스를 구축해 주는 업체로 아마존이 계약한 1000여 개의 라이브 채널들을 전 세계로 송출할 계획을 올해 내에 진행할 예정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커머스를 가지고 있는 주요 국가에서는 비디오를 단품으로 결제해서 시청할 수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월 일정 금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시청 가능한 월 구독형 모델(SVOD)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동일하며 지난 12월 중순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오픈했다.

아마존은 프로 미식축구(NFL)의 목요일 이벤트인 "Thursday Night Football"의 스트리밍 판권을 구입해 프라임 가입자에게 스트리밍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 출처 : 아마존]
그런 아마존이 라이브 채널을 개설한다는 얘기다. 기존에 VOD 기반의 월 구독형 모델에 실시간 채널을 더하겠다는 뜻이다. 아마존은 이미 올 하반기 미국에서 있을 프로 미식축구(NFL)의 목요일 이벤트인 'Thursday Night Football'의 스트리밍 판권을 구입해 전 세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가입자에게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전략은 넷플릭스와 같은 정체성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내에서 다른 파트너사들의 OTT 서비스를 가입할 수 있는 아마존 스트리밍 파트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OTT 사업을 뛰어넘어 OTT 중개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직시의 세일즈를 총괄하는 마이클 포플러 [사진 출처 : 매경DB]


방송사들의 진정한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OTT에 대한 정의는 앞으로 변할 것이며 IPTV, 케이블 방송 사업자들의 진정한 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매력이 있는, 즉 광고주들이 기대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TV를 안 보는 시대에 모바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VOD 서비스에 라이브 채널을 얹는 것은 시청자들의 바람이라기보다 방송사들이 더 원하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기존 방송 사업자들이 OTT를 고명처럼 얹는 것이 지금까지의 미디어 판도였다면 OTT를 필두로 새로운 미디어 업체들이 기존 방송 사업자들의 고유 영역이었던 생방송, 라이브 컨텐츠까지 장악에 나선 것이 미디어 업계의 현 상황이다. 이들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는 바로 TV를 보지 않는 밀레니얼스, Z세대들이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은 과연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서비스를 들고 나올까? 또 이런 미디어 플랫폼의 변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한국의 유료 방송 사업자들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김조한 넥스트미디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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