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이 문재인 대통령에 감동한 이유는?

백진원 2017. 5. 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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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영자지 네팔리 타임스에 실린 문재인 대통령 기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 세계의 언론들이 일제히 주목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고조된 대한민국의 혼란스런 사태 이후 한국인들이 마침내 선택한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혼란상은 군사쿠데타로 집권했던 과거 대통령의 딸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여인과 국가대사를 상의하며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다가 촛불시위라는 초유의 국민적 저항사태를 맞아 탄핵을 당하고 물러난 뒤 보수와 진보 세력의 분열 속에 새 대통령을 선거로 뽑은 상황이다.

더구나 한반도에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핵무기를 개발했다며 미사일을 마구 쏴대면서 세계 최강인 미국과 세계 2위인 중국을 상대로 배짱을 부리며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는 가운데, 남한은 전쟁의 참화를 딛고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며 경제 강국으로 떠올랐지만,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정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모습이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새로 선출된 대통령을 색다르게 보는 나라가 네팔이다.

네팔 언론, 네팔서 자원봉사한 문 대통령에게 기대감 표시

문재인 대통령이 이마에 빨간색 물감을 바른 채 지진 구호활동에 나서 네팔 주민과 어울리는 모습과 함께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전한 네팔 트위터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10일, 네팔의 한 언론은 다른 외신들이 분석한 내용과 다른 내용의 보도를 했다.

네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친근하고 관대한 분이 자기 나라의 새 대통령이 됐다니 놀랐습니다." 라고 네팔의 영자지 네팔리 타임스는 보도했다.

네팔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네팔을 방문해, 지진 피해 복구 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한 일 등을 보도하며 양국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네팔리타임스는 "한국 신임 대통령은 네팔을 방문했다"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자국을 방문했을 때 일화 등을 소개했다.

지난해 6월 네팔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현지인들과 줄지어 서서 벽돌을 나르고 있다. 사진은 당시 안내를 맡은 박타 람 라미차네 씨의 페이스북 사진.


이 언론은 문 대통령이 당시 랑탕 밸리 트레킹뿐 아니라 누와코트 지역에서 지진 피해자 구호활동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이 벨코트의 학교 재건축 공사에 참여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벽돌을 날랐으며 학교에 과학 설비도 기증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지 안내를 맡은 박타 람 라미차네 씨는 "문 대통령은 소박하고 겸손한 사람이며 현지인과 잘 어울렸다"고 회상했다.


라미차네 씨는 당시 트레킹 길이 지진과 산사태 이후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문 대통령이 함께 간 한국인과 네팔인 동료들과 돌을 치우면서 나아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가난해 보이는 한 농민에게 “땅을 좀 더 개간하면 가족들이 더 부유하게 살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가 “그럼 언제 가족과 노느냐”라는 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지난해 6월 네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레킹 도중 지진 발생 당일 태어난 네팔 아이를 보고 “100살까지 살아라.”라고 말했다. 위드비비안 트위터 캡처


이 언론은 문 대통령이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어려움에도 신경을 써 왔으며 지난해 네팔 방문 때에도 한국에서 일하다 귀국한 네팔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하기에 앞서 지난해 6∼7월 26일 동안 네팔과 부탄을 방문해 2015년 8,800여 명이 숨진 네팔 강진 피해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랑탕 트레킹 코스는 가장 극심한 지진 피해를 당한 지역이었다. 문 대통령 일행은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현지인들을 만났다. 봉사활동에 함께한 일행 가운데 한 명은“문 전 대표가 사진 하나 찍고 물러날 줄 알았는데 묵묵히 온종일 벽돌만 쌓았다”고 말했다.


“특전사 공수부대에서 군 복무할 때 했던 ‘천리행군’을 떠나는 심정”(6월 13일 페이스북)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은 여행 내내 노병처럼 묵묵히 걸었다. 그리고 수염도 길렀다. 늘 깔끔하게 보여야 하는 한국에서와 달리 편하게 있고 싶다는 이유였다. 문 대통령의 덥수룩한 수염은 부탄 수상을 만날 때까지 계속됐다.

네팔 지진 피해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한 후 문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부탄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체링 톱게 부탄 총리를 만나 국민행복지수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체링 톱게 부탄 총리와 함께한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앞서 2004년에도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후 히말라야로 트레킹을 떠났으나 현지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소식을 접하고 도중에 급거 귀국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네팔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안내를 맡은 박타 람 라미차네 씨와 찍은 사진.


당시 문재인 대표의 네팔 방문을 안내했던 네팔 안내인 벅터 람 "문 대표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한국 친구들을 위해 소식을 전한다"며 "한국에서 높은 자리에 계신 정치인이 네팔 지진 피해 현장을 찾아 이만큼 오래 머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라고 자신의 SNS에서 설명했다.

벅터 람은 "그 같은 일이 정말 잘 없는 일이다."라며 네팔 유력 언론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문 전 대표의 당시 기사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문 대표가 네팔에 있는 동안 인간적이고 따뜻하고 겸손한 모습 인상적이었다"며 "매일 직접 손으로 빨래하고 지진 현장에서는 아주 아파해주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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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리 타임스 보도
스타 서울 TV

백진원기자 ( jwhit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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