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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벗 문재인? 문재인의 벗 노무현!"

입력 : 2017-05-10 14:10:34 수정 : 2017-05-10 14: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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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손으로 취임하고 빈 손으로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훗날 고향에 돌아가 평범한 시민이 돼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자랑으로 남는,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발언 중 일부)

2002년 국민참여경선, 지지율 2%의 꼴찌 '노무현'이 대선후보 1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낸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해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에서 대통령의 신분으로 10년 만에 청와대로 복귀하게 됐다. 9년3개월만에 청와대로 비서실장에서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08년 2월24일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다 결국 청와대를 떠났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2번의 정권 교체를 겪은 뒤 대통령 신분으로 청와대로 돌아가게 된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은 14년 전인 2003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대통령은 2003년 당시 참여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당시 부산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문 대통령을 향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극찬했던 만큼, 30여년간 산전수전을 같이 겪은 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사이는 막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초기 민정수석으로 활동하는 동안 노 전 대통령의 강력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른바 '왕(王)수석'이란 별칭을 얻을 만큼 청와대 보좌진을 이끌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던 중 문 대통령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치아 10개가 빠져 임플란트를 해 넣을 만큼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자 2004년 민정수석 자리에서 물러나 히말라야로 트래킹을 떠났다.

◆대통령 비서실장에서 대통령의 신분으로…우여곡절 끝에 청와대 재입성

하지만 도중에 노 전 대통령의 탄핵안 국회 통과 직후 귀국해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 후 3일 뒤 시민사회수석으로 청와대에 재입성했다. 이후 다시 민정수석에 임명됐지만 '부산사람이 왜 참여정부를 부산정권으로 생각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발언이 문제가 되어 2006년 5월 사임했다.

이후 2006년 10월 다시 청와대 정무특보에 임명됐다. 민정수석은 아침에 청와대로 출근해 비서관 회의에 참석하고 수시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역할이었지만, 특보는 상대적으로 대통령과의 거리는 멀다. 청와대에서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덜했던 시기다.

2007년 5월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연합
문 대통령은 이후 2007년 3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맡아 2008년 2월 24일 청와대를 나오기 직전까지 1년간 최측근에서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청와대 영내에 머물렀다. 특히 비서실장 공관은 쪽문을 통해 청와대와 연결되어 있고, 청와대 건물 바로 옆 안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24시간 같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로부터 9년 3개월만인 2017년 5월10일, 문 대통령은 대통령 비서실장에서 대통령의 신분으로 청와대에 돌아오게 됐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민정수석, 특보, 비서실장을 거쳐 자신이 청와대의 주인이 되는 '정치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1년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도서 출간한 뒤 다시 정계에 입문

한편, 과거 문 대통령이 몸담았던 법무법인 부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에 이어 문 대통령까지 2명의 대통령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부산의 모체는 1982년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함께 운영했던 합동법률사무소다. 이 당시 두 사람은 인권·시국·노동사건 등을 주로 맡아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연수원에서 한 관계자가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벽화를 건물 외벽에 그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상화도 보인다. 연합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법률사무소를 떠났고, 문 대통령이 젊은 변호사들을 영입하면서 외연을 확장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2000년 법무법인 부산에 다시 합류했다가 2002년 12월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탈퇴했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서 제사를 지내는 모습. 연합
문 대통령은 청와대 근무 시절인 2003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법무법인 부산을 탈퇴했다가 청와대 근무를 마치고 2008년 9월 다시 합류해 2012년까지 대표 변호사로 있었다.

주변의 강력한 출마 권유에도 정치에 뚜렷한 의지를 보이지 않던 문 대통령은 2011년 초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을 쓰면서 다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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