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낫는 백반증·베체트병·건선.. 연구·치료법 개발 매진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17. 5. 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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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특진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9개 분과 질환별 권위자 10명 포진
특수 클리닉 열고 환자 진료 활발
"피부과 분야 4차병원 역할 수행"

피부과에서는 여드름·주름 같은 미용 치료를 주로 한다고 생각하지만, 건선·백반증·베체트병·천포창 같은 희귀난치성 피부질환에 매진하는 병원이 있다. 바로 세브란스병원 피부과이다. 지난해 세브란스병원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수를 분석한 결과, 환자가 가장 많은 질환은 아토피 피부염이었고, 뒤이어 백반증·습진 피부염·베체트병·바이러스성 사마귀·건선·흉터 순으로 나타났다. 난치성 아토피피부염·백반증·베체트병·건선 등은 치료가 까다롭고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고령화에 따라 증가 추세인 피부암의 경우도 2016년 한 해에만 600건이 넘게 수술했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민걸 교수는 "우리 병원은 대학병원 중 가장 활발하게 희귀난치성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연구하며, 피부과 분야에서 4차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의료진들은 건선·백반증·베체트병 같은 희귀난치성 피부질환 치료를 위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과 피부질환 원인 규명에 힘쓰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대표적인 희귀난치성 피부 질환

세브란스 피부과는 신촌과 강남을 포함해 10명의 교수가 9개의 분과로 나눠 각자 전문성을 가지고 치료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아토피피부염은 보습제를 바르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제 등을 쓰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1995년 이광훈 교수가 국내 처음으로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치료를 시작해 현재까지 800여 명의 환자에게 시행했다. 면역치료란 집먼지 진드기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몸 속에 극소량부터 차츰 양을 늘려 투여하면서 면역체계를 바로 잡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 이 교수는 몸에 붙이는 패치에 작은 바늘을 부착해 항원(집먼지 진드기)이 소량 들어가도록 하는 패치를 개발하고 있다.

▷백반증=피부의 색소세포가 소실돼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질환으로 과거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었다. 광선치료 효능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1984년 박윤기 교수가 국내 최초로 자외선 치료기를 개발, 백반증 환자에게 적용했다. 광선치료나 스테로이드제 같은 약물에도 효과가 없는 환자는 표피이식술과 같은 외과적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베체트병=면역세포에 이상이 생기면서 구강궤양, 음부궤양이 생기고 위장관 등 여러 장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1983년 이성낙·방동식 교수가 국내 최초로 베체트병 클리닉을 개소해 전문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베체트병은 만족할만한 치료제는 아직 없다. 최근 김도영 교수가 베체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다국가 임상시험에 가장 많은 환자를 등록하는 등 치료제 개발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건선=면역계가 자기 피부를 외부 병원균으로 잘못 알고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피부에 은백색의 각질과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병이다. 유병률이 1% 정도로 환자가 적지 않다. 건선이 작은 부위에 생기면 스테로이제 등으로 조절이 되지만 온몸에 건선이 생긴 경우 치료가 어렵다. 최근에는 난치성 건선에 생물학적제제가 효과가 있어 새롭게 쓰이고 있다. 이민걸 교수는 건선 특수 클리닉을 운영하며 현재 4가지 종류의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다국가 건선 임상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인 건선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대한 기초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다.

▷피부암=피부암 수술은 원래 종양과 함께 정상 피부를 넓게 떼내 피부 결손이 넓은 단점이 있다. 정기양 교수는 피부암을 조금씩 제거한 뒤, 현미경을 통해 어느 부위에 얼만큼 암이 남았는지 암 지도를 만들어 종양 제거 부위를 최소화하고 완치율을 높이는 모즈미세도식수술의 권위자이다. 2017년 4월 단일 병원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모즈미세도식술 2000례를 돌파했다.

▷천포창=천포창은 피부 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질에 자가항체가 발생해 표피와 진피가 분리되면서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질환이다. 물집이 엄청나게 많이 생기면 전신 화상에 준하는 치료를 해야 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국내에서 천포창 클리닉을 운영하는 곳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유일하며 김수찬 교수가 국내서 가장 많은 환자를 보고 있다.

◇100년 역사, 세브란스 피부과

세브란스병원 피부과가 창립 100주년이 됐다. 우리나라 첫 피부과 전문진료는 1917년 해관 오긍선 선생이 세브란스연합의전 피부생식비뇨기과 주임교수로 임명되면서 시작됐다. 이민걸 교수는 "앞으로는 희귀난치성 피부질환을 정복하기 위해 해당 피부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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