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격랑 속으로..패배 '책임론' 휩싸이나

박응진 기자 2017. 5.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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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孫 한발 늦은 '백의종군'?, 토론팀·전략팀도 도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승복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5.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9일 실시된 제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승리를 빼앗기면서 당내에서 대선 패배 책임론이 제기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중앙상임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박지원·손학규 중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지만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 위원장은 지난 달 23일 안 후보 당선 시 어떤 임명직 공직도 맞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손 위원장은 이틀 뒤인 25일 "국민의당에서 총리를 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들의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다. 당 안팎에서 안 후보 당선 시 두 사람이 공직을 맡을 것이라는 설익은 소문이 나돌던 때가 아닌, 안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할 때 내놓은 뒤늦은 선언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이 10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중앙선대위 해단식을 갖는 가운데 당이 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렇게 되면 대선 전부터 당대표직을 맡아온 박 위원장을 비롯해 선대위 지도부의 총사퇴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다른 당들로부터 집중 공격 대상이 된 '박지원 상왕(上王)론'과 관련, 선거 초반 '뒤로 물러나달라'는 당 일각의 요구에도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전면에 나섰던 박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갑(甲)철수·MB(이명박)아바타' 등 안 후보의 TV토론 발언을 사전에 '검열'하지 못한 토론팀도 비판 대상이다.

초반 토론에서 네거티브 검증을 하다가 중반 토론 이후에서야 '안철수다움'을 강조하며 정책과 미래를 강조하는 등 토론 기조를 바꾼 것도 토론팀의 전략 부재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안 후보는 여론조사상 문 당선자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가 토론을 거듭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천정배 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개표 방송 시청을 하고 있다.2017.5.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와 함께 전략팀도 효과적이지 못한 선거 전략 탓에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우선 선거 프레임을 주도하지 못하고 바른정당 집단탈당 사태 등 선거의 주요 변곡점 때마다 한발 늦은 대처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대선을 보수-진보 대결 프레임에서 벗어났어야 안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 같은 구도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묵살한 지도부를 향해 매서운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당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안 후보와 지지율이 비슷해진 때였다.

김종인 전 대표가 당 외곽에서 공동개혁정부준비위원장을 맡으며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김 위원장이 유권자들이 수긍할만한 통합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던 것도 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4·13총선의 '녹색돌풍' 발원지였던 광주·전남·전북에서 문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긴 호남 의원들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호남당'이라는 비난을 당할 만큼 호남에 기반을 둔 당이면서 문 대통령을 상대로 적지 않은 표차로 패배했다는 점은 당의 향후 진로를 고민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 흡수합병론 및 연대통합론이 제기될 수 있다.

여론몰이를 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문 당선인의 압도가 분석되는 가운데 '부동층이 많다' '빅데이터에서는 이기고 있다'는 핑크빛 전망만 내놓는 등 현실 인식이 다소 부족했던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아울러 공명선거추진단은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등에 대한 검증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지난 달 24일에는 권재철 전 한국고용정보원장 재임 시절 당시 고용정보원 특혜채용 의혹을 발표하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부인인 권양숙 여사의 친척 권모씨가 특혜채용된 의혹이 있다고 발표했다가 사실과 다르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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