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햇볕정책' 계승.. 트럼프와 갈등 겪을 수도"

주요 외신 "한국의 대북·대미정책 달라질 것" 전망

[오마이뉴스윤현 기자]

▲ 문재인 대선 승리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문재인의 대선 승리로 10년에 걸친 보수 정권이 막을 내리면서 한국의 외교 정책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외신은 10일(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보도하며 진보 세력이 정권을 잡은 한국의 대북·대미정책이 급격히 흔들릴 것이고, 특히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대북 압박 놓고 관계 틀어질 수도"

CNN은 "한국이 '공주'(people's princess)가 아닌 '대통령'(people's president)을 선택했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로 파면되면서 문재인은 깨끗한 인물로 부각됐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문재인은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는 전임 정권과 상반된 것으로써 기존의 대북정책을 뒤흔들 것(shake up)"이라고 전했다.

동아시아 전문가인 리암 매카시 코터 노팅엄트렌트대학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은 국내·외 모든 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주장하고 있다"라며 "한반도 정치를 재구성하라는 유권자들의 요구가 문재인을 향한 압도적인 지지로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문재인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를 뒤엎을 것"이라며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핵심 동맹국이 북한에 대한 유화책을 선택하려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전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은 "대북 정책에 대한 한·미 간의 심각한 정치적 차이(policy differences)로 한국 국민들의 반미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라며 "반면 대북 압박을 꺼리는 중국은 문재인의 당선을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미 관계, 쉽게 달라질 수 없어" 반박도

▲ 문재인 대선 승리 이후 한국의 외교정책 변화를 전망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 워싱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최고 수준의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상황에서 문재인의 당선은 곧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뜻하기 때문에 한·미 관계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를 인용해 "문재인의 대북 정책이 실용적일 수도 있다(pragmatic)"라며 "한·미 관계의 분위기가 바뀔 수는 있으나 심각한 급변 가능성은 작으며,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쉽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의 영국 <가디언>도 "한국의 보수 진영은 문재인의 대북 정책이 한·미 동맹을 해칠 것이라고 비판하지만, 문재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을 보면 두 정상의 대북 정책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이어받아 유화적인 대북 접근법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는 개성공단과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를 뜻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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