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퇴직 전문 인력을 중소기업 견인할 핵으로

오재응 한양대 명예교수·LG전자 기술고문 2017. 5. 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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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응 한양대 명예교수·LG전자 기술고문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체 수의 99.9%, 고용의 87.9%, 생산의 50.6%, 부가가치의 53.6%(2014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생산과 고용의 핵심으로서 한국 경제 버팀목 가운데 하나의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이제 산업 경쟁력의 핵심 과제는 대기업 중심의 대량 제조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기업 육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른바 한국형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을 최대한 양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중소기업들의 원천 기술 개발 능력과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력 제고가 시급하다. 사실 중소기업은 성장 단계에서 시장 개척이 어렵고, 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비중이 매우 낮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R&D가 시장 개척과 수출 확대, 그리고 다시 R&D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할 기업별 전략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그리고 역량 있는 전문가의 유입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 온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되었고 고령화 시대에도 들어섰다. 과거 기술 혁신과 시장 개척의 주역인 이 베이비붐 세대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역량을 키워주는 가칭 '기술재능기부 지원단'과 같은 체계적 제도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숱한 현장 경험을 가진 퇴직 전문 인력은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대한 판단과 적응력이 뛰어나다. 이렇게 신진 인력과 경험 많은 전문가들을 조합하면 시장 개척, 기술 혁신, 그리고 고용 창출이라는 세 과제를 해결해갈 수 있을 것이다. 재능 기부 전문가의 맞춤형 지원을 받은 중소·중견기업이 새로운 글로벌 시장 환경에 맞설 독자적 기술을 갖춘 아이템을 장착하고,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고용과 시장을 확대해가는 것이다.

국가 경쟁력은 R&D에 좌우되는데, 우리의 중소기업은 현실적으로 최소한의 인력도 구하기 어려우니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 R&D 경험이 많은 퇴직 교수와 대기업 임원 출신들이 중소기업 인력과 융합하도록 돕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혁신 기술 개발, R&D 지원, 시장 창출, 마케팅 지원 등 분야별 맞춤형으로 지원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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