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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심층출구조사 분석]① 왜 문재인 찍었나? "부패비리 청산 위해"

김양순 입력 2017.05.09 22:32 수정 2017.05.10 00: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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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의 제 19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41.4%로 예측됐습니다. 2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예측 득표율은 23.3%로 18% 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권자들이 문재인 후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국내 선거 사상 최초로 도입된 심층 출구조사를 통해 유권자들이 각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이유는 무엇인지, 언제 마음을 정했는지, 최순실 게이트에 영향을 받았는지 등 보다 실증적인 표심을 들여다봤습니다. 직업별로, 월 소득별로, 그리고 연령별로 표심이 달랐는지도 분석했습니다.

■ 왜 뽑았나? "부패·비리 청산" 위해서 20.7%


"부패·비리를 청산할 수 있는 후보여서 투표했다"
심층출구조사에 응한 3,679명의 응답자 가운데 20.7%가 투표 이유로 꼽은 내용입니다. 그다음으로 19.6%는 '경제성장'을 보고, 19.3%는 '도덕과 청렴'을 보고 뽑았다고 답해 1위와 2, 3위 간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18.1%는 '국민통합'을 위해서 투표했다고 답했고, '안보와 외교'를 보고 뽑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5.9%로 가장 적었습니다.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부패·비리 청산 위해서 투표했다"고 답했습니다. 29.9%로 30%에 가깝습니다. 그다음으로 23.9%가 '국민통합'을, 17.3%가 '도덕과 청렴'을 보고 후보를 선택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에 2위로 예측된 홍준표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이 선택한 답은 '안보·외교'였습니다. 홍준표 후보에 투표한 응답자의 40.6%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음으로 18.7%가 '경제성장'을 보고 뽑았다고 답했습니다. '부패·비리 청산'을 위해 홍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12.2%에 불과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에 투표한 이들의 30.9%는 '도덕·청렴'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27.3%는 '경제성장'을 보고 뽑았다고, 18.1%는 '국민통합'을 보고 뽑았다고 답했습니다. '안보·외교' 때문에 안 후보를 택했다고 답한 사람은 6.6%에 불과했습니다.

■ 2050은 '부패·비리 청산', 60세 이상은 '안보·외교'가 선택 좌우해


자신이 지지한 후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연령대별로 갈렸습니다. 20대부터 50대까지 후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든 것은 '부패·비리 청산'이었던 반면, 60대 이상에게 있어 후보 선택을 좌우한 것은 '안보·외교'였습니다.

특히 '부패·비리 청산'을 가장 많이 꼽은 층은 40대였습니다. 20대의 19.7%, 30대의 23.5%, 40대의 27.6%, 50대의 22.0%가 '부패·비리 청산'을 후보 선택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반면, 60세 이상은 응답자의 26.7%가 '안보·외교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어서'를 후보 선택 이유로 꼽았고, 19.4%는 '경제성장'을 꼽았습니다.

고용형태별로 정규직이냐 비정규/계약직 여부는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신의 고용형태가 정규직과 비정규/계약직이라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양쪽 모두 가장 많은 25.4%가 '부패·비리 청산 위해' 투표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월 소득별로는 후보를 선택한 이유가 갈렸습니다. 가구별 월 소득이 2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21%는 '경제성장과 발전에 적임자라서'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200만 원 이상 소득자에서는 '부패와 비리를 청산할 수 있는 후보여서 뽑았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아 소득이 높을수록 '부패 비리 청산'에 더 큰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지 후보 당선 위해서 79.8% vs. 싫은 후보 당선 막으려고 16.6%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신조어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습니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 등 세 글자를 활용한 신조어들은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혹은 싫어하는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 유세에 동원됐는데요.

실제로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간 이유는 무엇이 더 크게 좌우했을까요? 심층출구조사 분석 결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이유로, 지지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투표장에 갔다는 이들이 79.8%로 싫어하는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인 16.6%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후보별로는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이들의 경우 84.7%가 지지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투표했다고, 12.9%는 싫은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표를 행사했다고 답했습니다.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이들은 79.1%가 지지 후보의 당선을 위해, 17.7%는 싫은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고 표를 행사했다고 답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지지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가 79%인 반면, 싫은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서가 18.1%로 나타나, 비선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안철수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 74.3% vs. 반대 17.7%


조기 대선이 이뤄진 결정적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었습니다. 심층출구조사에서 응답자들의 표심은 어땠을까요?

출구조사에서 응답한 투표자의 74.3%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고, 17.7%는 반대했다고 답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는 응답자가 네 배가량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후보별로는 어땠을까요?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을 제외하고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가운데 92.5%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고, 4.7%는 탄핵에 반대하면서도 문재인 후보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 가운데 53.1%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했고, 30.8%는 탄핵에는 찬성한다면서도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했습니다. 홍 후보에 투표했다는 응답자 가운데 16%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서 "모르겠다"고 응답해 찬반을 유보했습니다.

안철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82.1%가 탄핵에 찬성, 11.5%는 반대했다고 응답했습니다.

■2030 90% 이상이 탄핵 찬성, 60세 이상은 39.5% 탄핵 반대...소득별로는?

20대는 92.1%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고 답했습니다. 30대 역시 92.3%가 탄핵에 찬성했다고 답했습니다. 탄핵 찬성 응답자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치가 줄었습니다. 40대의 87.1%, 50대는 74.2%, 60세 이상은 47.9%가 탄핵에 찬성했다고 답했습니다.

가구 월 소득이 200만 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9.2%가 탄핵에 찬성했다고 답한 반면, 200~400만 원 사이는 73.8%가, 400~600만원 사이는 82.8%, 600만원 이상은 83.2%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고 답해 자신의 소득이 높다고 답한 응답자일 수록 탄핵에 찬성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때문에 후보 결정 38.1%
... 2040은 "박 전 대통령의 불법적 국정운영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사안 가운데 어떤 부분이 투표 후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지 물었습니다.

'1. 박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국정운영, 2. 최순실의 국정농단, 3. 세월호 7시간 행적, 4. 정유라의 부정입학, 5.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가운데 38.1%의 응답자가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투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습니다. 2위인 '박 전 대통령의 불법적 국정운영'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7.5%로 1위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정유라의 부정입학'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0.7%로 가장 적었습니다.

연령별로 꼽은 이유는 뚜렷이 갈렸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인 2040은 '박 전 대통령의 불법적 국정운영'이 투표 후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반면, 50대는 미미한 차이이긴 하지만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가장 많이 지목했고, 60세 이상은 압도적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지목했습니다.

특히 40대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인 45.5%가 '박 전 대통령의 불법적 국정운영' 때문에 투표 후보를 결정했다고 응답했고, 30대 역시 44.7%가, 20대는 41.8%가 같은 이유를 꼽았습니다. 두 번째로 꼽힌 이유는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2040의 응답은 같았습니다. 20대의 경우 '세월호 7시간 행적'이 투표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13.7%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게는 1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일찌감치 마음 굳혀... 25.7% "정당 후보 확정 이후 결정했다"


최단기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최종적으로 후보를 결정한 시기는 언제였을까요.

사전 투표한 사람을 제외하고, 오늘 선거일에 표를 행사한 투표자들 가운데 25.7%가 '정당 후보 확정 이후'에 누구를 찍을지 결정했다고 답했습니다. 정당 후보가 결정된 것이 한 달 전쯤인 것을 감안하면 투표자 가운데 4분의 1은 일찌감치 마음을 굳힌 셈입니다. 다음으로는 22.6%가 '일주일 전'에 후보를 확정했다고 답했고, 15.8%는 '투표 당일'에 누구를 찍을지 결정했다고 답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이전에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다고 답한 사람도 12.3%로 나타났습니다.

■정치성향 '진보' 응답자 20.1%는 '탄핵선고 이전'에 결정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중도, 보수, 진보라고 각각 답한 사람들의 표심은 어땠을까요.

정치성향과 관련 없이 가장 많은 응답자가 '정당 후보가 확정된 이후'에 누구를 찍을지 결정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자신의 정치성향이 보수나 중도라고 응답한 사람의 경우 '일주일 전'에 결정했다고 답한 이들이 뒤를 이었던 반면,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는 20.1%가 '탄핵 선고 이전'에 이미 후보를 결정했다고 답해 다른 이들에 비해 마음을 일찌감치 굳혔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성향에 대한 질문에 대해, 보수는 27.7%, 중도는 38.4%, 진보는 27.1%. 모르겠다는 6.8%로 나타나 전체적인 이념성향은 '중도'가 가장 많았습니다.

■국내 선거 최초 심층출구조사 이렇게 이뤄졌다

국내 선거 최초로 도입한 새로운 출구조사로 KBS MBC SBS 지상파 3사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조사했습니다. 심층출구조사는 유권자의 성별, 연령 뿐 아니라 종교, 소득 수준, 직업 등 인구사회학적 정보와 함께 특정 후보에 투표한 이유, 정치성향, 차기정부 과제,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 등을 조사해 보다 심층적으로 표심을 분석합니다.

조사는 전국 63개 투표소에서 이뤄졌고,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투표소를 나오는 투표자 기준으로 매 30번째 투표자에 대해 이뤄졌습니다. 1번부터 5번의 보기 문항은 지속적으로 바뀌어 선택지를 하나로 몰리는 현상이 없도록 했습니다. 전체 응답자 수는 3,679명, 신뢰수준은 95%에 오차한계는 ±2.5%p로 나타났습니다.

[KBS·MBC·SBS 공동 투표자 심층조사]
조사 대상: 전국 17개 시도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투표자
조사 시기: 2017년 5월 9일(화) 06:00~19:00
조사 방법: 출구조사 면접 방식
응답자 추출 방법: 출구를 나오는 투표자 기준으로 매 30번째 투표자를 등간격으로 체계적 추출
추출 투표소: 63개
응답자 수: 3,679명
오차한계: ±2.5%p(95% 신뢰수준)
조사 기관: 칸타퍼블릭·코리아리서치센터·리서치앤리서치

김양순기자 (ysooni@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