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검사·경찰無 '보안관', 착한 아재수사극 통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5.09 07: 56

 범죄 수사극 영화 ‘보안관’(감독 김형주)은 장르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모범답안은 아니다. 마약을 소재로 한 영화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보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물론 예상 가능한 결말이 아쉬움을 남기긴 하지만 고집 있는 아재 캐릭터들이 영화를 돋보이게 하는 장점이자 원동력이다.
덕분에 지난 3일 개봉한 ‘보안관’은 3일째 박스오피스 자리를 지키고 있다. 9일 영진위 영화관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보안관’은 어제(8일) 하루 14만 9802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140만 9965명이다. 연휴에 코미디 장르가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다.
‘보안관’은 부산 기장에 사는 전직 형사이자 유도선수였던 대호(이성민 분)가 서울에서 내려온 식품회사 대표 종진(조진웅 분)을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보통의 범죄 드라마가, 범죄 드라마라도, 검찰이나 형사 및 변호사가 주요 인물이 되기 마련인데 동네 아재들이 주인공이 돼 종진의 정체를 추적해나간다.

마을 주민들의 애정을 기반으로 하는 ‘보안관’에는 동정과 배려가 넘친다. 탐욕을 채우기 위한 술수나 음모, 처절한 복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등장인물 대부분이 착한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웃음이 나고 통쾌하기만 한다.
오지랖 넓은 대호와 의리와 우정 넘치는 덕만(김성균 분), 동네 맏형 횟집 주인 용환(김종수 분), 순박한 덩치의 정수기 집 사장 강곤(임현성 분), 동네 여론 조성의 선봉장인 선철(조우진 분), 입만 열면 깨는 에어컨 가게 주인 춘모(배정남 분) 등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돋보이는 유쾌한 영화라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줬다.
삶에 열정적이면서도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까지 갖춘 치명적인 매력의 ‘아재파탈’들이 사는 이야기 ‘보안관’. 아재 수사극은 부산 기장이라는 지역의 정서를 체화시킨 리얼함으로, 어떤 캐릭터를 봐도 웃기고 든든한 빈틈없는 재미의 캐릭터 코미디를 완성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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