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온에어] '개인주의자 지영씨' 민효린X공명, 외로운 현대인들의 자화상 (첫방)

이기은 기자 2017. 5. 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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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지영씨 민효린 공명 지일주 장희령 오나라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개인주의자 지영씨’가 뚜렷한 메시지와 감각적인 영상미로 신인작가를 발굴해내는 KBS 특집극 위엄을 과시했다. 민효린, 공명으로 표상되는 외로운 현대인들의 군상은 시청자들에게 인상 깊게 다가섰다.

8일 밤 방송된 KBS2 2부작 월화드라마 ‘개인주의자 지영씨’(극본 권혜지·연출 박현석) 첫 방송 1회에서는 철저한 개인주의자로 사람이 불편한 나지영(민효린)과 남자친구 연석(지일주), 지영과는 반대로 사람에 집착(?)하는 인맥 주의자 박벽수(공명)을 둘러싼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오프닝에서 지영은 층간소음이 불편해 신경질을 내는 모습으로 캐릭터성을 드러냈다. 지영은 사람이 몹시 불편하고 사람에 치이는 것이 싫어 의사에게 상담까지 받는 상황이었다.

이런 지영과 세 달 째 사귀던 남자친구 연석은 지영이 자신에게 좀처럼 틈을 주지 않자 ‘스토킹’에 가까운 짓을 했다. 지영은 급기야 그런 연석을 경찰서에 신고했다. 지영은 경찰에게 “주거침입 기물파손 스토킹, 이런 것들이 범죄가 아니면 뭐냐”라고 말해 연석을 할 말 없게 만들었다. 연석은 지영에게 “세 달 째 사귄 게 맞긴 맞냐”라며 화를 냈다.

지영에겐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지영은 연석과 사귀던 중, 연석이 직장 동료에게 자신을 험담하는 말을 들어버린 것. 지영은 도무지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지극히 상처받은 우리 자신의 모습 그 자체였다.

지영은 이날 연석을 경찰서에 신고하고 귀가하며 ‘타인에 대한 무례한 강요, 이타심으로 포장된 이기심, 같잖은 휴머니즘, 진심이 아닌 위선과 가식. 오늘도 이 모든 것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는데 성공했다’라고 생각했고 이는 내레이션을 통해 드러나며 시청자들의 가슴에 여운을 남겼다.

반면 박벽수는 사람을 유난히 좋아하는 ‘인맥 주의자’로 SNS 속 ‘마당발’ 캐릭터였다. 박벽수 역시 사람에 연연하고 집착하는, 나지영과는 또 다른 종류의 증상을 앓고 있었다. 벽수는 자신의 외로움을 해결하고자 사람들에게 매달리는 스타일이었고, 이를 알아챈 여자친구 예진(장희령)은 벽수에게 이별을 고했다.

벽수는 전 여자친구 예진에게 금세 남자친구가 생긴 것을 SNS로 확인하고, 직장 뒷자리에서 온갖 진상을 떨어 시청자들의 씁쓸한 조소를 자아냈다. 어딘가에서 한 번쯤을 봤을 법한 ‘사람’ 그 자체였고 누구에게나 있는 결핍의 풍경이었다.

방송 후반부 이웃인 두 사람은 묘하게 얽히고설키며 다른 가치관으로 인해 티격태격했다. 사람에게 집착하는 벽수에게 사사건건 쏘아붙이는 지연은 이날 복통으로 인해, 벽수에게 민폐(?)를 끼칠 수밖에 없었다. 벽수는 옷을 입은 채 실례를 한 지영을 놀리며 묘한 인연을 쌓아갔다. 이어 개인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나지영과 사람이 늘 고픈 인맥주의자 박벽수의 아픈 가정사가 드러나며 드라마에 깊이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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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지영씨’는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사람을 원하지만, 그만큼 나날이 이해관계로 얽히고설키는 사람들 사이 상처받는 현대인들의 군상을 그려냈다. 드라마는 사람들에게 벽을 쌓고 사는 듯한 나지영의 딱딱한 얼굴을 감각적으로 클로즈업하거나, 연인과 이별 후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외로움에 오열하는 박벽수의 슬픔을 코믹한 톤으로 관조하는 식이었다.

개인주의자 안지영과 인맥주의자 박벽수가 서로 다른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로 옆집 이웃으로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독특한 두 캐릭터의 탄생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매력적 에피소드들로 탄생할 수 있었다. 가령 브로콜리너마저의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가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가운데, 두 사람이 각자의 방에 있는 모습은 한 프레임 안에서 대비됐고 이는 독특한 캐릭터성을 화두에 내세운 ‘개인주의자 지영씨’만의 힘이었다.

2부작임에도 하나의 단편 영화 같은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개인주의자 지영씨’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내일(9일) 방송될 2화를 향한 브라운관의 극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 및 방송화면 캡처]

개인주의자 지영씨|공명|민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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