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대형 산불

삼척 산불 사흘째 번져…‘컨트롤타워’ 또 먹통

이종섭·최승현·백경열 기자

강릉·상주 등 5곳에서 잇단 화재…첫 ‘심각 경보’ 주민에 긴급 대피령

등산객 1명 숨지고 집 30여채 불타

<b>강릉시 덮치는 산불 연기</b> 6일 오후 3시27분쯤 강원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강한 바람을 타고 강릉시내를 덮치고 있다.    연합뉴스

강릉시 덮치는 산불 연기 6일 오후 3시27분쯤 강원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강한 바람을 타고 강릉시내를 덮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 강원 강릉·삼척과 경북 상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큰 산불이 나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축구장 면적의 226배에 이르는 산림이 이미 잿더미로 변했다. 주택 30여채가 소실돼 주민 60여명이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 상주는 이틀 만에 진화를 완료했으나, 삼척은 사흘째 불길이 번지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3시27분쯤 강릉시 성산면 한 야산에서 불이 나 27시간 만인 7일 오후 6시쯤 진화됐다. 불은 오후 9시25분쯤 최초 발화지점에서 재발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재개했다.

강릉 지역은 산림 50㏊를 태웠고, 6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성산면 주민 등 2500여명에게 긴급대피령이 내려졌고, 동해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이 일시 통제되기도 했다.

6일 오전 11시42분쯤 삼척시 도계읍 점리의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진화작업이 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불은 100㏊ 이상의 임야와 폐가 2채를 태운 것으로 중간 집계됐다. 불이 난 곳이 산간 지역이어서 인근 민가로의 피해 확산 우려 등은 크지 않지만, 지상으로의 진화 인력 투입이 어렵고 담수지가 멀어 공중진화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산림당국은 진화 헬기와 인력 등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삼척 산불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도계읍 주민 22가구 30여명은 안전지대로 대피한 상태다. 또 이날 오후 2시10분쯤 상주시 사벌면 덕가리의 야산에서 시작된 불도 임야 13㏊가량을 태우고 다음날 오전 10시38분쯤 진화됐다. 화재 발생 이후 불길을 피하려던 등산객 1명이 숨지고, 일행 2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산림청은 6일 오후 9시를 기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7일 오전 6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2011년 산불경보제가 도입된 이후 심각 단계가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인 국민안전처는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깜깜이 대처’가 또다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피해를 키웠다. 산불 발생 지역에는 당시 건조특보가 내려진 상황이었고, 강릉 지역의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20.3m를 기록했다. 7일에도 서울 도봉구와 경기 안양, 충북 보은, 경북 영덕 등 5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동부지방산림청은 이번 산불이 실수로 일어난 것이라도 강력하게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릉과 삼척 산불은 입산자 실화로 추정되고, 상주 산불은 농산부산물 소각이 원인으로 밝혀진 만큼 무단입산자, 소각행위 위반자 등에 대해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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