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3번 이대호만 성공’ 롯데, 득점권 침묵은 ‘진행중’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5.07 17: 07

이대호(35·롯데)의 3번 타자 전진배치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이 났다. 이대호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타격감을 살려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득점권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해갈되지 않았고 결국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3차전 경기를 앞두고 득점권 기회와 타순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득점권 타율이 원체 낮다. 출루율은 좋은데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막혀버리니 답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결국 올해 전 경기 4번 타자로 출장하고 있는 이대호의 타순 변동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조원우 감독은 “4번에서 부담을 갖고 있어서 변화를 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고, 경기 라인업이 발표되자 고민을 직접 실천했다. 이날 이대호는 3번 1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7년 5월10일 문학 SK전 이후 3650일 만의 3번 타자 선발 출장이었다.

이대호를 3번에 놓는 라인업 변화는 성공으로 귀결됐다. 이대호는 1회말 첫 타석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등장해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방망이 끝에 맞았지만 코스가 좋았고 모처럼 낮게 깔린 타구였다.
그러나 이대호의 안타 이후 시작된 후속타 불발은 1회부터 시작이었다. 이후 최준석이 다시 중전 안타를 때려내 2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강민호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나 기회가 무산됐다.
0-0으로 맞선 3회말, 1사후 손아섭의 2루타로 기회를 잡았고 나경민이 범타로 물러났지만 고스란히 이대호 앞에 밥상이 차려졌고 이대호는 이 밥상을 제대로 해치웠다.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선제 타점을 올렸다.
선취점의 기쁨도 잠시였다. 역시 1회와 마찬가지로 이대호 뒤에 위치한 타자들의 역할이 미미했다. 최준석이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강민호가 안타로 나가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문호가 다시 한 번 삼진으로 물러나 추가점을 올릴 기회를 놓쳤다.
1-1 동점이던 5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대호가 직접 해결했다. 앞선 두 타석 안타를 기록했고 타점까지 올린 이대호의 몸은 가벼워보였다. 이대호는 헥터의 초구 141km 빠른공을 그대로 걷어올려 중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다시 팀에 리드를 안겼다. 이대호의 3번 타자 배치는 이 홈런으로서 완벽한 성공으로 만들어지는 듯 했다.
분위기를 탄 이상 1점으로는 부족했다. 실제로 이대호의 안타 이후 KIA 선발 헥터의 안정감은 떨어졌다. 최준석과 강민호가 연속 안타로 출루했고, 김문호가 사구를 출루해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롯데 입장에서는 이대호 홈런에 이어 추가점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불발탄이었다. 문규현이 3루수 땅볼을 때리며 2루 주자와 3루 주자가 아웃되며 2사 1,2루가 됐고, 김동한도 뜬공으로 물러나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 롯데 타선이었다.
롯데는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자 6회초 다시 2-2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기회를 이대호에 연결시킨 롯데였다. 6회말 1사후 손아섭이 솔로포를 때려내 다시 리드를 잡았고 후속 나경민이 안타로 출루해 기회를 이대호까지 이어갔다. 그리고 이대호는 다시 한 번 중전 안타를 기록하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1사 1,2루 기회에서 최준석이 병살타로 물러나 다시 한 번 추가점 기회를 무산시켰다.
결국 득점권을 연속해서 무산시킨 롯데는 이대호의 4안타 맹타에도 불구하고 KIA에 8회초 대거 3점을 헌납하며 3-5로 역전패를 당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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