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신예 에마뉘엘 마크롱(39.왼쪽)과 극우 성향 마린 르펜(48)/사진=AFP 유럽연합(EU) 주요국인 프랑스의 EU 잔류를 결정지을 대선 결선투표가 7일(현지시간) 시작됐다. 결선에 진출한 중도 신예 에마뉘엘 마크롱(39)과 극우 성향 마린 르펜(48)의 대결에서 친(親)EU인 마크롱의 압승이 전망된다. 다만 마크롱 선거캠프의 문서 해킹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는 7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3시) 시작됐다. 전국 6만7000여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총 4700만명이 투표에 참여한다. 투표율은 오후 5시쯤 대략적으로 집계된다. 오후 7~8시(한국시간 8일 오전 2~3시) 투표소가 마감하는 동시에 출구조사 및 개표 결과가 공개된다. 지난달 23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중도 신당 앙마르슈의 마크롱과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르펜은 각각 24.01%, 21.3%의 득표율로 결선에 진출했다. 1차 투표에서 접전을 보였지만 결선에선 마크롱이 압승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은 르펜을 대폭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3개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결선투표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의 지지율이 르펜을 24%포인트 이상 앞섰다. 베팅업계도 마크롱의 손을 들고 있다. 베팅 사이트 오즈체커에서 승자를 적중하는 종목을 개설한 유럽업체 24곳 전체는 마크롱의 배당률을 르펜보다 낮게 잡았다. 결과를 맞히면 돌려받는 금액의 비율인 배당률이 낮다는 건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날 기준 르펜의 승리에 돈을 건 베팅 참여자는 전체의 76.64%로 마크롱(23.36%)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르펜의 승리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르펜에 베팅하면 마크롱 쪽에 돈을 거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크롱과 르펜은 주류 정당 소속이 아닌 비주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지향점은 뿌리부터 다르다.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포퓰리즘 성향 르펜은 세계화가 프랑스 국민을 해치고 있다며 보호무역과 프랑스 우선주의, EU 탈퇴(프렉시트)를 주장한다. 반면 마크롱은 EU와의 협력과 개방경제, 자유주의를 추구한다. 세계화와 반(反)세계화, 개방주의와 보호주의 등 극에 있는 이념이 맞서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프랑스의 EU 잔류 여부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결선투표를 이틀 앞두고 마크롱 대선캠프의 이메일이 해킹된 게 변수로 떠올랐다. 익명 자료공유 사이트 페이스트빈 등에는 마크롱 대선캠프로부터 유출된 9GB(기가바이트) 용량의 자료가 게시됐다고 5일 앙마르슈 측이 밝혔다. 이 자료에는 마크롱 대선캠프의 이메일과 재정 정보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출된 자료가 가짜뉴스로 둔갑해 퍼질 가능성이다. 르펜 후보 지지자와 미국 극우파가 유출된 자료를 주도적으로 퍼뜨리는 가운데 이 자료와 마크롱에 대한 허위 정보가 섞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크롱의 조세 비난처 바하마제도 비밀 계좌 의혹 등이 가짜뉴스로 퍼지게 되면 마크롱의 굳건한 지지율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프랑스 사이버보안국이 수사를 개시했고 정부도 강력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도 이메일 해킹 사건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패배시킨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측의 이메일을 해킹한 의혹을 받는 러시아가 이번 해킹에서도 배후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해킹이 러시아 해커그룹 APT28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은 러시아 군정보기관(GRU)과 밀접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측도 이번 해킹이 러시아의 소행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 이보라 [email protected] 사회부 법조팀 이보라입니다. 기자의 다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