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판도 '허정협-이정후' 집안싸움에 김원중 가세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2017. 5. 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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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넥센 타선의 구세주로 떠오른 허정협. ⓒ 넥센 히어로즈

KBO리그 4월 MVP는 6경기 등판해 6연승을 거둔 NC 다이노스 에이스 제프 맨십에게 돌아갔다. 맨십의 데뷔 후 6연승 기록은 외국인 선수 최초의 기록으로 NC의 4월 상승세에 크게 기여했다.

신인 중에는 두 말할 필요 없이 넥센의 신형 거포 허정협이 떠오른다. 허정협은 2015시즌 육성 선수로 넥센에 입단해 2군에서 뛰어난 장타력을 보여주며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사실상 1군서 첫 가동한 올 시즌 4월 한 달 동안 무려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넥센의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허정협의 활약은 시즌 초반 연패로 위기에 빠졌던 팀을 구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의 극심한 부진으로 득점력이 떨어진 넥센에 그야말로 단비 같은 역할을 해냈다.

2017시즌 홈런 순위.5월 5일 기준.(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팀 내 최다 홈런 타자인 허정협은 올 시즌 7개의 홈런으로 해당 부문 리그 5위에 올라있다. 타수 당 홈런 개수를 보면 허정협의 장타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12.29타수당 1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데, 이 수치는 리그에서 가장 우수한 타격 지표를 보이고 있는 이대호(13.50)나 최형우(17.33)보다 좋은 기록이다.

허정협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30홈런을 가볍게 넘어설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신인왕은 허정협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시즌 30홈런 기록의 임펙트를 넘어설 또 다른 신인이 나온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데뷔 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이정후. ⓒ 넥센 히어로즈

아울러 올 시즌 신인왕 경쟁은 지난해 신재영을 배출한 넥센의 집안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허정협이 중심타선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면 테이블 세터에서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의 '전설' 이종범의 아들로 화제를 모았던 외야수 이정후는 아버지의 명성과는 상관없이 오롯이 야구 실력만으로도 주목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정후가 순수 고졸 신인이라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2000년대 후반 이후 프로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고졸 선수가 1군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일은 드물었다. 고교 최고 유망주라도 첫 해에는 퓨쳐스리그 풀타임만 뛰어도 성공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시범경기 맹활약을 바탕으로 개막 엔트리에 진입한 이정후는 당당하게 1군 무대에서 본인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4월 한달 동안 3할의 타율을 유지하며 넥센의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 4월 8일 두산전에서 2홈런을 터뜨린 것은 다수 야구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그의 컨택에 대한 재능은 진작부터 인정을 받았지만, 호리호리한 체격 탓에 장타력에는 의문부호가 붙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멀티 홈런을 뽑아내며 한방 능력도 보유했음을 과시했다.

뜨거웠던 시즌 초에 비하면 최근 타격감이 한풀 꺾인 듯 보이지만 이정후는 꾸준히 자신의 스윙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고교생이었던 이정후의 완성도 있는 타격은 올 시즌 신인왕 후보 중 최고의 스타성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게 한다.

선발투수 김원중은 롯데의 오랜 숙원을 풀어낼까.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영건 김원중도 주목할 만한 신인왕 후보다.

롯데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는 원동력으로는 젊은 선발투수들의 약진을 꼽을 수 있다. 2선발을 기대했던 마켈이 개막을 앞두고 개인 사정으로 돌연 팀을 떠났고, 대체 선수인 애디튼 역시 평범한 활약에 그치고 있다.

팀 내 선발진의 기둥이 돼야 할 외국인 투수가 흔들림에도 롯데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박세웅, 박진형, 김원중 등 영건 선발들이 버텨줬기 때문이다.

김원중의 성장세는 놀랍다. 박세웅과 박진형은 지난해에도 각각 7승과 6승을 올리며 1군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김원중은 지난 시즌 1군에서 단 3경기에 나왔을 뿐 1군 투수로서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 3연전에서 NC전 연패를 끊어내는 선발로 프로 첫 승을 따내며 선발진 안착에 성공했다.

첫 2경기를 호투하고 뒤이은 2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10일 이상 조정을 거쳐 등판한 지난 4월 30일 두산전에서 다시 6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첫 풀타임이라 선발 투수로서 체력 관리가 용이하지 않은 부분을 유연한 엔트리 운용으로 보완한 것이다. 김원중의 올 시즌 성패는 선발투수로서의 체력관리와 속구 구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현재 같은 페이스로 선발진을 지켜내며 선발승으로만 두 자리 승수를 따낸다면 넥센의 신인왕 집안 경쟁을 막아설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어느 해든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신인 투수들은 항상 높은 점수를 받아왔다. 93년생 ‘중고신인’ 김원중이 92년 염종석 이후 맥이 끊긴 거인 신인왕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도 올 시즌 프로야구의 관심사다.

글: 이정민/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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