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시카고 타자기', 그럼에도 유아인은 남았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05.05 16: 54

그럼에도 '역시 유아인'이다. 
유아인은 참 연기가 좋은 배우다. 지난 2015년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과 '사도'(감독 이준익)로 쌍끌이 흥행을 이끌고,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영화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고, '아인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유아인의 연기는 늘 안정되고 매력적이었지만, 특히 이 시점을 기준으로 매 작품마다 빛을 발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극본 진수완, 연출 김철규)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아인이란 배우가 가진 진가가 드러난다. 그래서 더 빠져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사실 '시카고 타자기'의 시청률로만 본다면 크게 성공한 작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유아인의 출연과 임수정의 드라마 복귀작, '킬미, 힐미'의 진수완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높은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도깨비'가 대박을 기록한 이후 그 인기를 '시카고 타자기'로 다시 한 번 살려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1~2%대의 시청률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케이블채널이라는 특성이 있지만, 유아인과 임수정, 진수완 작가 카드에 다소 아쉬운 성적일 수 있다. 사실 요즘 케이블채널, 특히 tvN의 경우 예능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터라 아쉬움을 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타자기'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전생을 통해 얽힌 세 남녀 한세주(유아인 분)와 전설(임수정 분), 그리고 유진오(고경표 분)의 이야기가 매력적이다. 전생과 현생를 오가는 미스터리한 전개도 흥미 요소고, 조우진과 곽시양 등 시선을 빼앗는 캐릭터도 있다. 다만 복잡하게 얽힌 인물 구조라 시청자들의 충성도를 높아도, 중간 유입이 힘들긴 하다. 
무엇보다 유아인의 연기를 보는 '맛'만으로도 '시카고 타자기'를 시청할 이유는 충분했다. 
유아인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매력적인 연기로 안방극장을 누볐다. 극으로 시청자들을 끌고 가는 힘이 있었다. 유아인의 시선, 연기는 충분히 작품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 고경표와 임수정, 조우진 등 주변에 얽힌 인물들과 주고받는 호흡까지 매력적으로 만드는 '유아인의 마법'이 이번 작품에서도 잘 그려졌다. 
특히 유아인이 연기하고 있는 전생의 서휘영과 현재의 한세주, 두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매력이 잘 드러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있다. 전생의 서휘영은 블랙리스트에 올라 삼류 연애 소설을 쓰지만 경성 최고의 문인으로 묘사되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현재의 한세주는 문단이 아이돌로 불리며 솔직함과 자신감이 넘쳐 자칫 허세와 잘난 체로 보일 수 있는 슬럼프에 빠진 스타 작가다. 
비슷한 듯 서로 다른 두 캐릭터는 외모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유아인의 모습과 매력으로 완성됐다. 유아인은 서휘영과 한세주를 크게 외모로 구분을 둔 것만 아니라 세심한 연기를 더해 전혀 다른 캐릭터를 완성해가고 있다. 동그란 안경이 잘 어울리는, 조금 더 부드러운 서휘영과 까칠하고 의심 많은 자아도취남으로 보이는 한세주. 특히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아픔이나 작가로서 슬럼프에 빠져 괴로워하는 모습이 잘 녹아들면서 집중하게 만든다. 두 캐릭터를 모두 살리는 유아인의 연기는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덧붙여 유아인의 멜로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이 작품을 시청하는 이유다. 현생과 전생에서 전설(류수현)과 티격태격하며 진행되고 있는 로맨스가 사랑스럽다. 더 애틋해질 두 사람의 멜로는 쉽게 볼 수 없는 그림이가 더 눈길이 간다. 
유아인을 통해 더 매력적으로 완성돼가고 있는 캐릭터들, 덕분에 몰입하게 되고 작품에도 더 빠져들게 된다. /seon@osen.co.kr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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