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인텔 넘보는 삼성, 34년 얽히고 설킨 역사

심재현 기자 입력 2017.05.05. 07:00
자동 요약

1947년 미국 벨연구소의 트랜지스터 발명 이후 70년 동안 반도체 시장의 역사는 치열한 전사(戰史)였다.

세계시장 1위(매출 기준)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인텔도 '미국-일본-한국'으로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 공방전에서 적잖은 전투를 치렀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인텔·퀄컴·TI 등에 이어 세계 4위권이다.

'PC-모바일-자동차 전장' 기술 전환기마다 주도권 다툼..승자독식 반도체시장 향후 구도에 눈길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PC-모바일-자동차 전장' 기술 전환기마다 주도권 다툼…승자독식 반도체시장 향후 구도에 눈길]

1947년 미국 벨연구소의 트랜지스터 발명 이후 70년 동안 반도체 시장의 역사는 치열한 전사(戰史)였다. 세계시장 1위(매출 기준)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인텔도 '미국-일본-한국'으로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 공방전에서 적잖은 전투를 치렀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인텔이 포기한 D램을 무기로 삼성전자가 인텔의 '24년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1970년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텔은 경쟁이 치열해지자 1985년 D램 시장에서 물러나 PC(개인용 컴퓨터)용 CPU(중앙처리장치)로 대표되는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에 주력해왔다.

현재 D램의 표준기술이 된 DDR(Double Data Rate)이 채택되는 과정에서도 삼성전자와 인텔의 눈에 띄지 않은 신경전이 있었다. 1970년대 D램 시장 초창기엔 FPM 램, EDO D램, SD램, 램버스D램(RD램) 등이 경쟁구도를 이뤘다. DDR D램은 RD램보다 전송속도나 대역폭 등에서 뒤처져 주류기술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1997년 국제 반도체공학 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DDR을 표준기술로 내세우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JEDEC 내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가 DDR 기술에 RD램 일부 기술을 접목해 성능을 높인 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인텔은 2000년대 들어 RD램을 확산하려고 시도했지만 쓴맛을 봤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2000년대 초반 보조저장장치인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도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당시 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인텔이 1988년 처음으로 개발한 노어플래시를 지지하는 IBM 등 CPU 제조기업과 1989년 도시바가 내놓은 낸드플래시를 선택한 삼성전자 등의 진영으로 나뉘었다.

노어플래시는 데이터 읽기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낸드플래시는 대용량화가 쉽고 생산공정이 단순해 가격이 싸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인텔, IBM 등이 주도하는 노어플래시 진영이 주도권을 잡았지만 삼성전자, 도시바 등이 낸드플래시 양산을 늘리면서 대중화에 속도가 붙었다. 승패는 2000년대 중반 애플이 신형 아이팟에 낸드플래시를 채택하면서 났다. 인텔은 임베디드용 노어플래시 생산공정을 65㎜로 전환하면서 반격을 시도했지만 적자에 시달리다 2006년 노어플래시 생산을 핵심조직에서 분리했다.

업계에선 올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매출이 24년 동안 세계 1위를 지켜온 인텔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PC 시대의 종언과 모바일 시대의 도래라는 대전환기가 두 기업의 승부를 가를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하는 셈이다.

지난 세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맞섰던 두 기업은 최근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접점을 늘리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다.

삼성전자의 이런 움직임은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떠오른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 진출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독일 완성차업체 아우디에 시스템 반도체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하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인텔·퀄컴·TI 등에 이어 세계 4위권이다.

반대로 인텔은 D램 시장에서 철수한 지 31년만인 2015년 D램과 낸드플래시를 결합한 '3D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선보이면서 D램 시장에 복귀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은 철저한 승자독식 무대"라며 "모바일 이후 자동차 전장시장으로 다시 한번 기술 대전환이 예고된 시점에 새로운 흐름을 올라타는 기업이 또 다른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관련 T!P
이슈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