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재인 "제1, 2 연평해전 모두 우리가 압승" 맞나?

박성현 입력 2017. 5. 4. 17:28 수정 2017. 5. 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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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 논란 제2차연평해전 2015년에야 국방장관이 '승전(勝戰)' 규정
일부에선 패전이란 시각 남았지만 문 후보는 2년 전에도 '압승' 표현
“김대중 정부 땐 1,2차 연평해전 모두 우리가 압승하지 않았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5월 1일 경기 의정부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다문화 여성의 지지 발언을 듣고 포옹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보는 5월 1일 경기도 의정부 유세에서 보수 표심을 겨냥해 이렇게 말했다. 안보에서도 진보정부가 오히려 보수정부보다 강하다는 입장을 담은 주장이다.

문 후보는 “안보와 국방을 민주정부가 훨씬 잘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남북 간에 군사적 충돌이 단 한 건도 없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문 후보 말대로 김대중 정부 당시 두 번에 걸친 연평해전에서 한국군은 모두 압승을 거둔 것일까?

먼저 제1, 2차 연평해전의 개요를 살펴보자. 제1차 연평해전은 1999년 6월 15일 터졌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한 북한 경비정과 어뢰정이 우리 해군의 퇴각 요구에 불응하다 우리 고속정과 초계함에 소총과 기관포로 공격해왔다. 우리 해군은 병사 몇몇이 부상당하는 데 그친 반면, 북한 해군은 20명의 전사자가 났으며 어뢰정 1척이 침몰하고 경비정이 대파되는 손실을 입었다. 그래서 제1차 연평해전은 압승이라고 평가받는다.
2015년 개봉된 제2차연평해전을 다룬 영화 <연평해전> 포스터 [중앙포토]

</연평해전>

━ 1차는 전승비, 2차는 전적비…차이는?

제2차 연평해전은 2002한일월드컵이 열리던 기간인 2002년 6월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에 맞서 싸우던 우리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다친 사건이다.

우리군의 사상자가 났고 해군 고속정 참수리정은 북한군 포격을 맞아 침몰하는 등 우리측 피해가 부각되면서 패전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우리군 지휘부는 북한군의 사전 도발 관련 첩보를 접하고도 이에 소홀히 대응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경기도 평택시의 해군2함대사령부 안보공원에는 제1, 2차 연평해전 기념비가 들어서 있다. 제1차 연평해전 기념비는 전승비지만 제2차 연평해전 기념비는 전적비로 남아있다. 제2차 연평해전을 보는 당시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나중에서야 제2차 연평해전 당시 북한군도 대파된 경비정이 기동불능 상태로 내몰렸고, 13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평가가 나왔다. 기습 도발한 북한군이 더 많은 인명 피해를 냈던 것이다.
2015년 6월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1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당시 참수리 357정에 탑승했던 영웅들의 흉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중앙포토]

━ “북한군 도발 온몸으로 막아낸 승리의 해전”

정부도 2015년에 와서 제2차 연평해전에 대한 승패와 관련한 입장을 수정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지난해 6월 제2차 연평해전 1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제2차 연평해전은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도발을 온몸으로 막아낸 승리의 해전이자,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규정한 것이다. 국방장관이 공식석상에서 제2차 연평해전을 승전으로 명명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2015년 6월 28일 제2차 연평해전을 다룬 영화 <연평해전>을 관람한 뒤 비슷한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문 후보는 “제2차 연평해전은 (북한의) 기습공격을 제대로 격파하면서 저쪽(북측)에 훨씬 더 많은 사상을 낸, 우리가 승리한 전투”라고 평가했다.
2017년 3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차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등으로 전사한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2016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문 후보는 이튿날인 6월 29일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서도 “제1차 연평해전에서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 제2차연평해전은 북한의 도발을 온몸으로 막고 NLL을 지켜낸 값진 승리의 해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진보진영 안에서는 제2차 연평해전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 있었다.

━ 해군의 작전 실패에 따른 패배?

연평해전 등 NLL해역에서 벌어진 전투를 분석한 <서해전쟁>의 저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난 1월 “제2차 연평해전은 천안함 침몰사건과 더불어 우리 군이 가장 큰 규모로 패전한 치욕적인 사건”이라고 “진실은 해군의 작전 실패로 벌어진 비극”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지난 4월 16일 보훈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제2차 연평해전을 해전이라 부르지 못하고 10년 동안 서해교전이라고 격하해서 불렀다. 제2연평해전이라고 부르게 된 건 2008년 보수정권”이라며 제2차 연평해전 평가에 인색했던 진보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국방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해군의 사기진작 차원이라면 제2차 연평해전을 압승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서 “그러나 승전 수준의 해전을 압승이라고 한다면 조금 과한 표현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팩트체크 결과] 제2차 연평해전은 정부에 의해 승전으로 공식화되긴 했지만 일부에선 평가를 달리하기도 한다. 제2차 연평해전이 ‘압승’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따라서 “김대중 정부 땐 제1, 2차 연평해전 모두 우리가 압승”이라는 문 후보 발언은 100% 진실을 담보하다고는 보기 어렵다. ☞대부분 진실(75%)

박성현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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