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골프장 향하려던 한국군 부식수송차량에 유류가?..군, "주둔 한국군 위한 것"

백경열 기자 2017. 5. 4. 16: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장비 추가 반입 시도를 저지하고 있는 경북 성주·김천 주민 등이 4일 성주골프장으로 향하려던 군 부식수송차량에 유류가 실려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막았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3시 사이 성주골프장에서 약 2㎞ 떨어진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로 도로에 한국군 부식수송차량(2.5t) 2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성주투쟁위 등은 수송차량에 실려있는 물품을 확인한 뒤 통과시키겠다는 뜻을 군 차량 탑승자에게 전했다.

4일 오후 3시쯤 경북 성주골프장에서 약 2㎞ 떨어진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통과하려던 한국군 부식수송차량 2대 중 1대에 부식이 아닌 경유와 휘발유 등이 실려 있다.|소성리종합상황실 제공

확인 결과 부식차량 1대에 경유와 휘발유를 실은 드럼통 14개(각 200ℓ)가 실려 있었다고 투쟁위는 전했다. 한국군 병력에게 제공할 부식이 실려있던 나머지 1대는 성주골프장으로 향했으며, 유류를 실은 차량은 주민들에 막혀 통과하지 못했다.

소성리종합상황실 관계자는 “군이 부식차량에 기름을 몰래 숨겨 반입하려고 했지만, 위험물 취급 표시 등은 없었다. 이를 문제삼아 경찰에 신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투쟁위는 유조차의 진입을 막는 등 유류가 군사작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반입을 막고 있는 상태다. 다만 사드 장비나 유류 이외에 한국군 병력에게 제공될 부식 등의 물자 반입은 허용하고 있다.

이날 군은 유조차에 기름을 실어 옮길 경우 주민과 마찰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 부식차량에 유류를 실어 반입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군 관계자는 “유류를 부식차량에 실어 옮기는 건 통상적인 운송 방법이 아닌 건 맞다”면서도 “주한미군이 아닌 성주골프장 내 한국군 경비병력 차량 등에 쓸 기름을 반입하기 위한 차량인데 주민들이 막아 세워 난감하다”고 말했다.

4일 오후 3시쯤 경북 성주골프장에서 약 2㎞ 떨어진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통과하려던 한국군 부식수송차량을 성주·김천 주민 등이 확인하고 있다.|소성리종합상황실 제공

한편, 성주투쟁위 등 300여명은 지난달 30일 소성리 마을회관 일대에서 차량 10여대를 동원, 주한미군 유조차 2대가 성주골프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은 바 있다. 당시 미군 유조차량은 2시간 가까이 마을 인근에서 대기하다 칠곡 왜관 미군기지로 되돌아갔다. 이에 군은 지난 2일 주민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차량이 아닌 헬기(UH-60)를 이용해 성주골프장에 유류 2만ℓ를 옮겼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