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이 영화 부문 '아가씨' 박찬욱 감독과 TV부문 '도깨비' 김은숙 작가의 대상 수상으로 막을 내렸다. 이와 더불어 스타들의 어록이 백상예술대상을 더욱 풍성하게 꾸몄다.

3일 오후 서울 코엑스 D홀에서 배우 박중훈, 그룹 미쓰에이 수지의 사회로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이하 백상)이 진행됐다. 지난 한해동안 영화와 방송 분야에서 활약을 펼쳤던 스타들의 다양한 어록은 현장을 뜨겁게 달구며 시상식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김민석, 연기 원동력은 할머니

이날 드라마 '닥터스'로 남자 신인 연기상은 배우 김민석에게 돌아갔다. 김민석은 수상 소감을 전하던 중 자신의 정신적 지주이자 연기 원동력으로 할머니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민석은 "할무이 나 상 받았다!"라며 부산 사투리로 할머니를 향한 효심을 드러냈다.

◆라미란, 故 김영애를 추억하며

이날 라미란은 공로상 시상자로 나섰다. 공로상 수상자는 최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배우 故 김영애였다. 이에 라미란은 "사실 제가 이 자리에 서도 되나 싶었다. 하지만 선생님의 연기 열정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라미란은 눈물을 글썽이며 "김영애 선생님은 투병 중에도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병마와 싸우셨다. 후배들에게는 아름드리나무 같은 분이셨다. 선생님의 연기 정신 잊지 않겠다"면서 "너무 그립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공유, 쓸쓸하고 찬란하신 우리의 '도깨비'

이날 배우 공유는 케이블TV tvN 드라마 '도깨비-쓸쓸하고 찬란하神'(이하 '도깨비')로 TV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에 공유는 "저에게 김신을 선물해주신 김은숙 작가님, 저와 함께 기꺼이 가슴에 칼을 꽂고 같이 김신이 되어주셨던 이응복 감독님 감사드린다. 쓸쓸한 김신에게 너무나 큰 사랑을 주었던 지은탁(김고은)에게 고맙단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공유는 '도깨비'를 함께 만들었던 스태프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면서 "그대들과 함께여서 모든 시간이 좋았다"고 작품 속 대사를 인용한 감사 인사를 전해 환호를 받았다.

◆김은숙, '워킹맘'으로 살아간다는 것

이날 TV부문 대상은 '도깨비'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가 수상했다. 김은숙 작가는 예상치 못한 수상에 벅찬 모습을 보이며, 함께 작품을 만든 이응복 감독과 출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김은숙은 "열두 살 딸이 '엄마가 뭘 잘했냐'면서 맨날 자기를 기다리게 하면서 상 받으러 가냐고 했다"면서 "맨날 기다리게 해서, 그리고 엄마 없이 크게 해서 미안한 딸과 아이를 잘 돌봐주는 남편에게 특별히 감사하다"고 전했다. 작가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의 고충이 여실히 담긴 김은숙 작가의 이 같은 수상 소감은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박찬욱의 소신 발언, 대상의 품격이란 이런 것

박찬욱은 영화 '아가씨'로 이날 영화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에 박찬욱은 "'아가씨'로 상을 받는 만큼 이런 말은 해도 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박찬욱은 "성별, 성 정체성, 성적 취향으로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투표할 때 고려해 달라"고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소신 발언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