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찾은 신격호 회장 "하루 몇명이나 오노"

채성진 기자 2017. 5.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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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데고." "하루 몇 명이나 오노."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휠체어를 탄 신격호 총괄회장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30년 전 신 총괄회장의 결정으로 시작된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대(大)역사였다.

홍보관 벽면에는 신 총괄회장을 포함해 롯데월드타워 건립에 참여한 임직원 8000여 명의 이름을 일일이 새긴 동판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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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생의 숙원'에 오른 辛총괄회장.. 쇠약한 모습에도 표정은 밝아
118층 도착해 "여기가 어데고.."
전망대란 설명 듣고 환하게 웃어.. 120층 야외테라스서 바람 쐬기도
- 1년 4개월 만에 현장 방문
형제간 경영권 다툼 본격화되자 2015년 12월 이후 찾지 않아

"여기가 어데고." "하루 몇 명이나 오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18층 ‘스카이 데크’ 전망대를 찾아 주변 조망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다. 휠체어 뒤쪽은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다. /롯데그룹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휠체어를 탄 신격호 총괄회장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123층, 세계 5위 초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필생의 숙원'.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달 3일 롯데월드타워가 개장한 뒤 한 달 만의 방문이다.

30년 전 신 총괄회장의 결정으로 시작된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대(大)역사였다. 건축허가까지 24년이 걸렸고 서울공항 비행 안전성 문제로 여론 반대도 심했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특혜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정오쯤 롯데월드타워에 도착했다.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와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등이 함께 했다. 그는 이날 직원들이 환영 꽃다발을 건네자 웃음을 지어 보인 뒤 롯데월드타워를 운영하는 롯데물산의 박현철 대표에게 "바로 전망대로 가자"고 말했다. 홍보관 벽면에는 신 총괄회장을 포함해 롯데월드타워 건립에 참여한 임직원 8000여 명의 이름을 일일이 새긴 동판이 붙어 있다.

신 총괄회장은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1분 만에 118층 전망대에 도착했다. 주변에 가득한 관람객들을 보고 흡족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관람객이 얼마쯤 될 것 같냐"고 여러 차례 물었다. 박현철 대표가 "주말에는 전망대만 하루 7000~8000명이 찾고, 전체 방문객은 20만명쯤 된다. 연간 5000만명쯤 찾을 것 같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신 총괄회장은 120층 야외 테라스로 나가 봄바람을 쐬며 주변을 둘러보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81층 시그니엘서울의 레스토랑 비채나를 찾아 한식 코스로 점심 식사를 하고, 2시 30분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돌아갔다. 박현철 대표는 "이제야 월드타워가 진짜 완공된 느낌이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으로서는 본인이 거의 모든 걸 걸고 추진했던 이 건물을 누구보다 보고 싶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족 경영권 분쟁에다 기력이 많이 떨어졌고 정신 상태도 온전하지 않아 안타깝기도 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이 관광보국(觀光報國)을 내세워 대한민국 랜드마크 건설을 목표로 시작했다. 그는 "서울에 온 관광객들에게 고궁만 보여줄 순 없다. 우리도 뉴욕이나 파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세계적인 명소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며 도전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부터 난관이 많았다. 초고층 사업은 천문학적 규모 자금이 소요되지만 단기간에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파트를 짓는 게 훨씬 수익성이 좋다"는 주장도 있었다. 군(軍) 공항 문제로 최종 설계도를 확정할 때까지 마스터플랜을 23차례나 변경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된다. 내가 꼭 이루겠다"며 사업을 추진했다고 롯데는 전했다.

신 총괄회장은 장남과 차남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롯데월드타워 현장을 수시로 찾았다. 하지만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되면서 현장 방문이 부쩍 줄었고, 그의 마지막 방문은 1년 4개월 전이었다. 2015년 12월 1일 휠체어를 타고 103층에 가서 공사 현황을 보고받았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표정은 밝았지만 부쩍 쇠약한 모습이었다. 휠체어를 벗어나지 못했고, 같은 질문을 여러 차례 했다. 앞으로 상황도 답답하다. 그는 경영 비리 관련 재판을 받고 있고, 한정후견인(법정 대리인) 지정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앞두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9일 미국 출장을 떠나 이날 부친의 방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신 총괄회장의 이날 방문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 측이 신동빈 회장 부재 기간에 방문을 추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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