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홍 "DJ·노무현 때 대학등록금 자율화, 113% 인상" 사실은?

천인성 2017. 5. 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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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때 국립대 등록금 자율화
사립대는 노태우 정부 때 이미 자율화
DJ· 노무현 정부 때 크게 오른 건 사실
'113%'는 사실과 달라 ..사립대 69%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2일 주요 대선후보 TV토론에선 대학 등록금 폭등의 책임 소재를 묻는 공방이 벌어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반값 등록금 공약을 언급하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대학 등록금을 자율화했다. 그래서 113% 올랐다”고 발언했다. 이어 “예전 정권 때 올려놨으니 지금 집권해서 옛날 (수준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해야지, 왜 낮추겠다고 ‘선심 공약’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요컨대 등록금 폭등의 원인을 제공한 정당의 대선 후보가 등록금 경감을 내세우는 건 모순된다는 지적이었다. 문 후보가 “과중하니까 낮추자는 것”이라고 맞서자 홍 후보는 “이명박 정부 때는 3%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문 후보가 (대통령) 비서실장 할 때는 많이 올랐다”며 재차 비판했다.

홍 후보의 지적은 사실일까. TV토론에서 그는 국립대와 사립대를 구분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홍 후보 발언은 국내 대학에서 등록금 자율화가 처음 시행된 시기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인 것처럼 들릴 수 있다.
대학 등록금 정책의 변화. 자료:교육부
팩트는 무엇일까. 대학 등록금 자율화는 두 차례로 나눠 도입됐다. 홍 후보가 언급한 김대중 정부 시기의 자율화는 국립대에 해당한다. 2002년 정부는 국립대가 스스로 수업료와 입학금을 정하도록 했다.

반면 사립대의 등록금 자율화는 훨씬 전인 노태우 정부 시절(1989년) 이뤄졌다. 88년 9월 당시 문교부는 ‘대학 등록금 자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립대는 입학금·수업료·기성회비 모두를, 국립대는 기성회비만을 학교가 자율 책정하는 내용이다. 장관이 정한 한도 내에서 책정 가능했던 기존 ‘등록금 상한제(1969년 도입)’를 이때 폐지했다.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기에 등록금이 크게 오른 건 사실이다. 하지만 홍 후보가 밝힌 수치(113%)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 교육부·통계청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첫해(1998년) 1인당 연간 407만8000원이던 사립대 등록금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689만3000원으로 올랐다. 10년간 69%가 인상됐다. 등록금 자율화가 진행된 국립대에선 같은 기간에 배 가까이(98.6%, 190만1000원→377만 5000원) 인상됐다. 홍 후보가 국립대만을 지칭했다고 간주해도 수치 상으론 다소 차이가 있다.
역대 정부
홍 후보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등록금 자율화를 비판했지만, 이 시기를 등록금 인상폭이 가장 컸던 시기로 보긴 어렵다. 역대 정부의 사립대 등록금 인상율(취임 첫 해부터 5년간)을 비교하면 김영삼(59.8%)·노태우(58.0%)·노무현(26.4%)·김대중(25.3%)정부 순으로 높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 자율화 직후인 90년대 초반 서울 소재 사립대들의 등록금이 한해 20% 안팎까지 올라 학교와 학생 간의 갈등이 가장 극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정부에선 등록금 인상이 억제됐다'는 홍 후보의 발언은 사실이다. 해마다 치솟는 등록금이 문제가 되자 2010년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상한제를 법제화했다. 등록금의 인상폭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1.5배 이내로 못박았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홍 후보의 발언은 일부만 사실이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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