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들러리 필요' 보고에..최순실 "꼴값떠네, 어디서 설쳐"

문창석 기자,김일창 기자 2017. 5.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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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일 "박원오, 정유라만 지원시 문제될까 우려"
"최순실, 누구 때문에 비덱 생겼는데.."
최순실씨©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김일창 기자 = 삼성이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만을 지원하기 위해 비덱스포츠와 계약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법정에서 제시됐다. 정씨만 지원하면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해 다른 정상적인 지원도 병행하려 하자 최씨가 막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공판에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최씨가 승마 유망주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를 만들라고 했느냐"는 특검 측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특검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8월25일 독일에서 정씨의 승마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마인제959(비덱스포츠의 전신)' 법인을 등록했다. 노 전 부장은 "최씨는 정상적으로 회사를 설립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니 변호사와 상의해 페이퍼컴퍼니를 인수해 만들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특검은 삼성과 비덱스포츠가 213억원 규모의 승마선수 지원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지만, 사실은 정씨의 지원만 계획했다고 본다.

노 전 부장은 "당시 (최씨의 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계약서대로 정상적인 선수를 선발해 시설을 갖추고 트레이너를 구해야 한다고 했는데 최씨가 못 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전무는 정씨만 지원을 받으면 나중에 문제가 커질 수 있기에 다른 선수를 들러리 세워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 전 부장은 최씨가 이런 조언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박 전 전무는 (다른 지원 대상) 선수를 알아보려 했다"며 "제가 이를 최씨에게 보고하니 그는 '누구 때문에 이게(비덱스포츠) 생겼는데 어디서 설쳐, 꼴값 떠네'라고 했다"고 밝혔다.

최씨와 정씨의 독일에서의 생활비 등을 삼성 측이 대줬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제시됐다. 최씨가 2015년 6월23일부터 삼성과 계약을 체결한 후 첫 입금이 이뤄지기 전까지 쓴 돈을 삼성 측에서 보전해줬다는 것이다.

노 전 부장은 '당시 최씨는 삼성에서 돈이 입금되면 지출 금액을 보전받아야 하니 영수증을 보관하라고 했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후 삼성에서 받은 돈은 최씨의 개인 계좌로 옮기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News1 안은나 기자

노 전 부장은 비덱스포츠가 승마선수들을 제대로 지원할 능력이 없었고, 정씨만을 위한 회사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비덱스포츠 설립을 주도한) 박승관 변호사만 혼자 직원으로 등재됐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검에 따르면 2015년 8월부터 12월까지 비덱스포츠에는 지원 대상 선수로 2명의 비용이 책정됐지만, 이 기간 동안 승마 선수는 정씨 혼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 전 부장은 "그 2명은 정씨와 마사회 감독이었는데, 감독은 합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독일에 있는 동안 정씨는 훈련을 2번밖에 하지 않았고 코치나 팀 매니저도 없었다"며 "당시 정씨의 승마 트레이너였던 크리스티안 캄플라데는 '말이나 조련하는 신세'라며 불평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노 전 부장은 K스포츠재단 현판식 당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박 사장에게 '독일에서 뵈었던 코어스포츠 노승일입니다'라고 하니 얼굴이 사색이 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사장이 놀란 이유는 독일에서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극소수만 아는 사실을 아는 증인이 인사해서 그런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노 전 부장은 "이틀 후 최씨는 내게 '현판식에서 박 사장과 인사한 적 있느냐, 행동을 조심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노 전 부장은 독일에서 최씨가 자신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65)과의 친밀한 관계를 털어놓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씨가 술에 취해 박 전 대통령을 '언니'라고 하면서 가까운 사이라고 했다"며 "'정씨가 말을 안 타고 개만 키우니 엄마로서 속상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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