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점원'부터 'AR게임'까지..유통업계 AI 승부

박진영 기자 2017. 5. 1.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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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현대·신세계 등 AI·VR 등 4차 산업혁명 대비한 신기술 서비스화 '박차'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롯데·현대·신세계 등 AI·VR 등 4차 산업혁명 대비한 신기술 서비스화 '박차']

(왼쪽)27일 오후 '로봇 점원 엘봇'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고객이 엘봇 안내에 따라 가상으로 옷을 입어볼 수 있는 '3D 피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롯데백화점 엘봇이라고 해요. 고객님을 만나서 기분이 좋네요. 지금 고객님의 기분이 궁금해요~."

지난 27일 오전 11시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안내데스크로 느즈막이 출근한 로봇 점원 ‘엘봇’이 백화점 매장으로 몰려드는 고객들에게 연신 인사를 건냈다.

고객이 스크린을 터치해 '배고프다'고 의사를 전달하면 엘봇은 백화점 안에 있는 다양한 '맛집'을 안내했다. '심심하다'는 고객에게는 옆에 설치된 '3D 피팅 서비스' 받아볼 것을 권하고 함께 이동했다.

대형 스크린 앞에서 다양한 옷을 가상으로 입어본 고객은 마음에 드는 옷의 정보를 확인한 뒤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엘봇은 "만족스러운 서비스가 됐냐"며 묻더니 고객과 작별의 악수를 나눈 뒤 다시 자리로 돌아가 일본어·영어 등 유창한 외국어 안내로 고객들을 다시 불러모았다. 엘봇은 하루 2시간씩, 2차례 일을 하고 다시 '체력 비축(충전)'을 위해 퇴근한다.

이는 롯데백화점이 올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AI(인공지능) 매장 구현 사례다. 아직 고객과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안내 업무를 맡는다. 롯데는 향후 인공지능 딥러닝을 통해 각종 웹과 모바일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 내 고객질의를 이해하고 대화가 가능한 '추천봇'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차 산업혁명과 AI기술 도입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유통 계열사들이 적극적으로 조직을 꾸리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AI 태스크포스팀'을 신설했고, IBM과 협업해 클라우드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키로 했다. 각 매장에 3D피팅서비스 등 체험형 '스마트 쇼핑' 환경도 구축한다.

롯데월드몰은 '포켓몬고'와 같이 모바일 게임앱을 실행하면 쇼핑몰 곳곳에서 스캇, 닉, 프레디, 셀린 등 가상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AR(증강현실)게임 '롯데월드몰 GO'를 론칭했다. 캐릭터를 잡으면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100여개의 브랜드가 쇼핑부터 디저트 등 다양한 쿠폰을 제공해 집객을 노린다.

현대백화점 VR 매장 시현 모습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신세계도 자체 TF(태스크포스)팀 구성 및 외부 컨설팅을 통해 AI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진단해 지난해부터 이를 활용한 고객 데이터 분석 및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 'S마인드' 개발을 완료해 어플리케이션(앱)에 적용을 개시했고 사용후 앱 이용자수도 30만명 초반대에서 40만명대로 늘었다.

백화점에서 세일, 행사 등을 안내하는 우편물 'DM(Direct Mail)'이 지금까지 모든 고객에 동일한 쇼핑 정보를 전달했다면 이제는 추천 상품, 증정 쿠폰 등도 고객별로 다른 1대 1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자체 테스트 결과 특화된 서비스 이용시 쿠폰 회수율이 10%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신세계는 고객에게 정확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더 많이 축적될수록 시스템이 더욱 정교해지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음성 기반 통역 서비스 네이버 '파파고'와 '외국인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파파고'는 네이버에서 자체 개발한 통번역 서비스로 AI(인공지능)가 문맥별 의미 차이를 반영해 스스로 수정하고 번역해 매끄러운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백화점 직원들이 고객에 사용하는 접객 용어, 상품 설명 등을 충실히 반영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업계 유일 VR(가상현실)스토어를 구축해 판교점의 캐나다구스, 파라점퍼스, 노비스, 나이키, 아디다스 매장을 더현대닷컴 모바일 앱과 VR기기로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모바일 상에서도 실제 매장을 방문한 것처럼 3차원 쇼핑이 가능한 서비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 매장에 선보인 AI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며 "유통업계가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관련 업계와 꾸준히 접촉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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